지역구는 非朴보다 1.7배 많아…비례대표·원외 신인들도 '잠재적 친박'
비박 많았던 19대 국회 상황과 역전…친박 핵심현역들 대부분 공천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후보자 공천 결과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 출마자들이 비박(비박근혜)계 후보를 규모 면에서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24일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253개 지역구 후보들의 계파 성향을 정밀 분석한 결과 친박계 후보가 75명, 비박계 후보가 43명, 중립 성향 후보가 40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지역구 후보는 원외 인사 중에서 경력과 성향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정치 신인들이다.

친박계 후보가 비박계보다 약 1.7배가량 많아, 친박계가 수적으로 열세였던 19대 국회 때 상황을 역전할 환경을 만드는 데 일단 성공했다.

이번 계파 분석에서 제외된 90여 명의 신인급 원외 후보들이 정치권의 관성상 대부분 주류 측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유력하고, 사실상 하향식 공천으로 순번을 받은 비례대표 후보 45명도 '친박'으로 분류된다고 보면, 비박계 세력의 당내 비율과 입지는 상당히 축소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19대 총선 공천을 통해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를 대거 낙천한 데 이어 이번 공천에서 남은 친이계 출신 인사 대부분을 걸러낸 데 따른 결과이다.

아직 본선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만약 현재 출마한 후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명실상부한 '친정 체제'가 완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친박 주류는 좌장격인 3선의 최경환 의원과 '맏형'인 7선의 서청원 의원을 필두로 5선 황우여, 4선 원유철 정갑윤, 3선 유기준 홍문종, 재선 이정현 이학재 조원진 의원 등 핵심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았다.

반면 비박계는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유승민 의원은 물론 그와 가까운 의원들이 무더기로 낙천했고, 친이 직계 출신들도 '맏형'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 조해진 의원 등이 대거 탈락했다.

비주류 중진 중에선 심재철·정병국·이군현·정두언 의원이 살아남았고, 재선급에선 김영우 김용태 권성동 정미경 홍문표 의원 등이 생존했다.

원외 후보를 살펴보면 친박계의 수적 우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권영세·박종희·이성헌·구상찬·김선동 후보 등 대표적인 친박계 전직 의원들이 공천을 받았다.

여기에 '진박'(眞朴)을 자처했던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청와대와 정부 각료 출신들도 대거 합류했다.

반면 비박계 원외 후보는 윤두환 박순자 이혜훈 이사철 차명진 김성동 김효재 백성운 이은재 조전혁 정태근 전 의원 등 전직 의원들만이 겨우 살아남았다.

비박계 신인급 중에서 생존자는 이상휘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송태영 당 중앙연수원 부원장 정도였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