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3년 5월 라오스에서 강제북송된 탈북 청소년 9명 모두가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들의 근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북한 민간단체 아리랑협회가 운영하는 매체 '메아리'는 22일 "남조선 정보원의 조종을 받은 인신매매군(매매꾼)들에 의해 라오스를 통해 남조선으로 끌려가다가 조국에 품에 안긴 9명의 청소년들도 자기의 희망에 따라 공부를 마음껏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류철룡, 리광혁, 장국화, 로정영 등 4명이 금성제1중학교에서 4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이번에 한덕수평양경공업종합대학, 장철구평양상업종합대학, 평양료리(요리)학원 등의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또 양강도의 영재학교인 영웅혜산제1중학교를 졸업한 문철(평양건축종합대학)과 정광영(김책공업종합대학), 류광혁(평양인쇄공업대학), 박광혁(김형직사범대학)이 지난해 대학입시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고, 백영원은 함흥사범대학에 재학 중이다.

북한 매체가 이처럼 이들 9명의 근황을 자세히 보도한 것은 일각에서 제기된 처형설 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인권단체인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은 라오스에서 강제북송된 탈북 청소년 9명 가운데 문철과 백영원은 처형되고 나머지 7명은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2014년 주장한 바 있으며, 이후 북한은 각종 매체를 동원해 이들의 학교 생활모습이 담긴 영상 등을 공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탈북자는 "김정은 정권 들어 재입북한 탈북자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처형설이 나돌았던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가서도 처형당하지 않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탈북사태를 막는 동시에 탈북자들을 재입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