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하자 보건의약 직능단체들이 찬성·반대 두 파로 나뉘어 서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4개 보건의료단체는 21일 서울 영등포구더민주당 당사를 항의 방문하고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공천에 대한 보건의료단체의 결사반대 입장' 공동 성명서를 낭독했다.

최남섭 치과의사협회장, 김필건 한의사협회장, 김옥수 간호협회장, 윤영미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 등은 이날 더민주 측에 전달한 항의성명에서 "김 회장의 후보 선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하며, 철회되지 않을 경우 당선을 저지할 수 있는 모든 선거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를 제외한 4개 보건의료단체는 김 서울시의사회장이 의료민영화에 호의적이고, 리베이트 쌍벌제를 '의사에게 가혹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며 "더민주가 그동안 추진한 정책과 궤를 달리하는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과거 한 매체에 기고한 컬럼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살로 자신의 과오를 묻어버린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어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치과의사협회 등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김 회장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의사협회는 "(김 회장의) 원격의료 고려라는 말은 정부 여당의 견해대로 원격의료가 허용되면 어떻게 대응할지 선제적으로 고민해보자는 취지"라며 "김 회장은 원격의료 논란에 대해서 일관되게 확대 불가 방침을 밝혀왔다"고 주장했다.

또 리베이트 쌍벌제 등에 대해서는 "단순 반대가 아니라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정부와 정치권이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한 것"이라며 "김 후보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기회를 마련하여 당과 국민 건강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jun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