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안상수·조해진 탈당 선언…주호영 결단 임박
이재오·유승민 등 선택 관심…'비박연대' 논의는 아직 수면 밑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비박(비박근혜)계 낙천자들의 반발이 점차 확산하면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낙천자들이 잇달아 탈당·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독자적 세력으로 뭉친다면 4·13 총선 판도에 '여권 분열'이라는 메가톤급 태풍이 불어닥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 중·동·강화·옹진에서 공천 배제된 안상수 의원과 역시 낙천한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은 18일 각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비박계 낙천자 중 탈당한 현역 의원은 전날 진영 의원에 이어 모두 3명으로 늘었다.

앞서 첫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이 됐던 김태환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된다.

공천에서 배제된 후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택하는 현역 의원은 계속해서 늘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수성을에서 공천 탈락한 3선의 주호영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부당성을 끝까지 주장하고 결론을 지켜보고 최종 결정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주 의원은 이어 "당헌·당규를 고의로 위반한 이한구 위원장 본인은 부끄러워서라도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법률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며 반발의 수위를 높였다.

서울 은평을 공천 탈락 후 말을 아끼며 칩거 중인 5선의 이재오 의원은 오는 20일께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마지막까지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전날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 거취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에서 탈락한 정문헌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에서 부정 투표 사례가 발견됐다며 재경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와 관련해 법원에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진 영 의원(서울 용산)은 더불어민주당 입당 후 출마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 의원은 평소 가까이 지내던 김종인 더민주당 대표를 이날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컷오프 여부를 놓고 초미의 관심이 집중된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도 만약 공천 배제로 귀결된다면 탈당 후 무소속 출마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 의원의 결정에 따라 그와 가까운 인사 중 공천에서 탈락한 김희국(대구 중ㆍ남)·류성걸(대구 동구갑)·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의원 등이 행동을 같이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등 원외에서 탈당·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세력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훨씬 커진다.

이처럼 낙천자들의 탈당 선언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들 간의 연대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공천 탈락자 중 친이계 '좌장'격인 5선의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주호영, 재선의 조해진·안상수 의원 등 무게감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비박연대'가 형성, '여의도 생환'을 도모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연대가 형성될만한 구심점이 딱히 눈에 띄지 않는데다 연대의 효용에 대한 득실 계산이 불투명한 단계라 본격적인 논의는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채 일단은 '각자도생'에 열중하는 분위기다.

조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대 가능성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바람에 충실하게 부응하는 일에 일차적으로 매진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 이후에 좋은 뜻을 같이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분들이 서로 힘이 되는 길이 있다면, 그래서 좋은 결과를 내서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런 논의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이른바 "(비박연대에 관한) 얘기는 있고 움직임은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면서도 "공천에 탈락한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만으로 과연 국민이 동의해줄지 회의도 있기 때문에 저로서는 신중한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