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 3선 중진인 진영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박계 3선 중진인 진영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 떠날 생각 없다"…무소속·야당행 질문에 "아직 결정안했다"
탈당 선언前 이재오와 통화…낙천 비박계 '탈당 도미노' 가능성


새누리당 4·13 총선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비박(비박근혜)계 3선 중진인 진영 의원(서울 용산)이 17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년간 열정적으로 몸 담았던 새누리당을 떠나려고 한다"면서 "국민 편에서 일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지난날의 내 선택이 오늘 나에게 이처럼 쓰라린 보복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지난날의 내 선택'이 무엇을 지칭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설명하는 것도 조금 가슴 아픈 일이라 설명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시절 기초연금 도입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대립하던 일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박 대통령의 성공을 마지막까지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무소속 출마 또는 야당 입당 후 출마 여부와 관련,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더 생각하고 주민과 상의해 결정하면 말씀드리겠다"면서 "아직 어떻게 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또 "용산을 떠날 생각을 단 한 번도 지금까지 한 적이 없다"며 출마를 결정하면 용산을 사수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진 의원은 탈당 선언에 앞서 비박계 맏형격인 이재오 의원과 통화해 탈당 결심을 알려줬지만, 유승민 의원과는 통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공천 결과에 대한 평가를 물은 데 대해서는 "국민 편에서 한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진 의원은 "(공천이) 안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알았다.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강용석 변호사를 용산에 보낼 때부터 직감적으로 느껴서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지난 15일 지역구가 여성 우선추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공천에서 아예 배제됐다.

진 의원은 정권 초에 친박(친박근혜)계 주요 인사로 분류됐지만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당시 기초연금 도입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마찰을 빚다 장관직을 던지면서 비박계로 돌아섰다.

진 의원이 이날 탈당 선언에 이어 무소속 출마 계획까지 밝힐 경우,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무더기로 낙천한 비박계 인사들의 탈당 도미노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현혜란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