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단 멤버 조해진 이종훈 김희국 홍지만 이이재 '컷오프'
김세연만 공천확정…민현주 김상훈은 청와대 출신과 경선 치러야
수족 다 자른 채 劉만 살릴까, '장수'까지 쳐낼지 주목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15일 발표한 공천심사 결과에는 이른바 '유승민 사단'에 포함되는 유 의원의 측근 현역의원 상당수가 낙천자로 발표됐다.

유 의원은 지난해 7월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자신과 가까운 이들에게 "내년 총선에서 다들 잘 되어 (살아)남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유승민계 현역의원들의 공천결과에 특히 관심이 쏠린 상태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20대 총선 공천에서 유 의원의 측근 중 '살아남은 자'는 손에 꼽히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우선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의 조해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던 조 의원은 유 의원이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야당을 상대로 공무원연금개혁 협상 등을 이끌었다.

유 의원의 최측근으로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갑의 이종훈 의원도 이 지역구 단수후보자로 뽑힌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에게 밀려 낙천했다.

대구 중구남구의 김희국 의원은 경선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채 낙천했다.

전날 공천 배제가 결정된 홍지만(대구 달서갑) 의원도 유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을 적극 돕는 등 유 의원과 가깝게 지냈고, 역시 공천심사에서 컷오프된 이이재(강원 동해시삼척시) 의원도 원내부대표로 활동한 유 의원의 '정치적 동지'다.

이처럼 유 의원의 측근 대부분은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지도부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청와대와 당 간의 갈등이 불거졌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선거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주셔야 한다"며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역설했다.

이후 유 당시 원내대표가 물러나면서 그 무렵 원내지도부는 와해됐다.

유 의원의 측근 의원들이 이번 공천에서 대거 탈락할 가능성은 최근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발언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는 감지된 상황이었다.

이 위원장은 전날 여의도 당사 기자실을 찾아 "당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은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날까지 공천심사 결과를 놓고 보면 유 의원과 가까운 현역의원 가운데 20대 총선 공천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는 얼마 없는 상황이다.

유 의원 최측근 중 유일하게 공천이 확정된 의원은 김세연 의원 딱 한 명이다.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에서 정책위 부의장을 지낸 김 의원은 지역구 부산 금정구에서 단수후보자로 뽑혔다.

원내대변인이었던 민현주 의원과 원내부대표였던 김상훈 의원은 모두 각각 인천 연수을과 대구 서구에서 청와대 출신인 민경욱 전 대변인과 윤두현 전 홍보수석과의 경선을 치러야 한다.

이날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던 유 의원의 공천 여부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공관위 내부에서 (유 의원의 공천에 대한) 의견 통일이 되지 않아 여론이 수렴한 뒤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 의원의 공천 여부는 오는 16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정치권 일각에선 앞서 19대 총선 공천 때 당시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의원만 남겨두고 이재오계 의원들을 모두 낙천시켰던 장면이 되풀이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