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 대화 가동될수 있을 것으로 기대…中 개방적 태도 주목"
"외교안보 엄중·격동기…파고 높다고 항해·도전 회피 안돼"
"한중관계 어려워질 수 있지만 '전략적자산'으로 발전시켜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4일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평화안보에 심각한 도전"이라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 북핵, 북한 문제에 해결을 위한 총력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개막한 2016년 재외공관장회의에서 개회사를 통해 "외교·안보 상황이 너무나 엄중하다.

북한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핵탄두 실전배치와 핵 선제타격, 핵실험 계속을 위협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호전적인 언동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과 관련, "상습 범법자인 북한을 상대로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가 단합하는 '전체 국제사회 대(對) 북한'의 구도가 형성됐다"면서 "결의가 철저히 이행되도록 긴장의 끈을 풀지 말고, 우방국들을 포함한 대북 대북압박조치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고 의미 있는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동북아의 역학관계에 비춰볼 때 사안에 따른 3각 외교는 매우 유용한 틀이 될 수 있다"면서 "기존 한미일·한일중 3자협력을 활성화해 나가는 한편, 6자회담 틀 속에서 한미중 3자 대화도 머지않은 장래에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자, 4자는 물론 5자 협의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보인 것을 주목한다"고 평가했다.

한반도와 동북아를 둘러싼 엄중한 외교안보적 상황과 국익을 위한 지혜로운 대처도 강조했다.

윤 장관은 북핵 위협과 전 세계적인 테러, 난민 문제 등을 거론하며 "한반도, 동북아, 글로벌 차원에서 격동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우리 외교가 역사적 전환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바람과 파도는 언제나 가장 유능한 항해사의 편'이라는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의 언급을 인용하며 "파고는 늘 있게 마련이고, 항구에 있는 배는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를 만든 이유일 수 없다"면서 "파고가 높다고 항해와 도전을 회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달 말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에 대해 "한미 양국 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질서, 글로벌 공공성 증진을 위한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중관계에 대해서도 "역대 최강의 안보리 결의 채택과정에서 보여준 중국의 협력은 지난 3년간 축적해온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드 논란 등을 염두에 둔 듯 "한중관계는 앞으로도 특정사안이나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특정현안으로 흔들림이 없고,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데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윤 장관은 한일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와 관련,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양국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되도록 합의가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면서 "그렇게 함으로써 44분밖에 남지 않은 피해자 분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각국에 주재하는 대사, 총영사 등 170여 명의 재외공관장들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효정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