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현역 '물갈이'를 둘러싼 국민의당 내 공천 갈등이 커지고 있다.

29일 천정배 국민의당 대표는 건강 이상을 이유로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천 대표는 최근 수개월간 연일 서울과 호남을 오간 데 따른 과로 증상으로 병원 검진을 받았으며, 3·1절 기념식 참석으로 당무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상임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마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천 대표의 불참에 대해 "(당내) 갈등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진짜로 몸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 대표의 와병 시점이 당내 공천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인 것을 고려하면 단순히 건강 탓만은 아니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왔다.

당내에서는 호남 현역 수도권 차출론이 공개 제기되고, 더불어민주당쪽에서는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도전장을 던지는 등 천 대표를 향한 당 안팎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문병호 의원을 비롯해 당내 수도권 출마자들 27명은 이날 긴급 제안문을 통해 "경륜있는 현역 의원들이 호남 지역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하게 박차고 나와 수도권 바람을 일으킬 장수가 돼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호남 현역 수도권 차출론을 제기했다.

천 대표는 호남 개혁 공천과 광주 서을 출마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국은 수도권 출마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천 대표도 최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수도권 출마설에 대해 "생각을 해보긴 했다"며 여지를 열어두기도 했다.

하지만 천 대표측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천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목적은 호남정치의 부활과 복원이다.

천 대표의 수도권 출마를 말하는 사람들은 호남민심과 호남정치 부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호남을 떠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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