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당내 공천 권한을 두고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떠날 수 있다는 의사를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김 대표와 행보를 같이 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번 사태가 어떻게 봉합될지 주목된다.

더민주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김종인 대표와 행보를 같이 하겠다고 밝혀 공천 권한을 놓고 빚어진  이번 갈등 사태가 어떻게 봉합될지 주목된다. 네이버 갈무리
더민주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김종인 대표와 행보를 같이 하겠다고 밝혀 공천 권한을 놓고 빚어진 이번 갈등 사태가 어떻게 봉합될지 주목된다. 네이버 갈무리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영입된 손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당명 교체 등을 주도하며 새누리당에 비해 열세였던 당 홍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김종인 대표 영입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손 위원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당의 운이 어디까지인지 지켜보겠다"며 "김종인 대표가 결단하면 나도 함께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심없이 들어와 온 힘을 다 하는 전문가들이 일 할 수 없는 곳이라면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다"며 "이번 총선에 이기려면 공천, 정책과 공약, 홍보라는 세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하고 이 셋중 60~70%는 공천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손 위원장은 또 "이번 선거에서 큰 희망을 보고 있고, (이는) 바로 공천과 정책, 공약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며 "김 대표가 떠나면 공천, 공약, 홍보 모두 물거품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대표는 현 공천룰에 지도부의 재량권이 없다며 공천룰 전반을 손질하기 위한 '비상대권'을 요구하는 반면 구(舊) 주류를 중심으로 한 현역 의원들은 '시스템 공천'을 무력화하는 과도한 주장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당무위에서 공천룰 수정 필요성을 호소하며 "당무위의 당규 개정권한을 비대위에 위임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 측은 "김 대표는 영향력 확대가 목적이 아니라 총선 승리를 위해 비대위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며 "상황의 여의치 않으면 김 대표가 대표직을 걸고 배수진을 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선출방식의 수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룰대로라면 당 대표의 전략적 판단으로 낙점할 수 있는 몫이 극히 제한적이다.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밀실공천'의 폐단을 막기 위해 도입한 장치지만 오히려 참신한 인재 등용을 막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반면 비례대표 선발방식 수정에는 부정적 입장이 강하다. 밀실공천, 사천(私薦)이라는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어렵사리 제도를 개정했는데 실행도 하기 전에 뒤집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비례대표 방식 변경은 당내 실력자에 의한 나눠먹기식 공천을 막자는 것이 핵심이었다"며 "부분 수정은 몰라도 원칙과 방향을 변경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현역의원들은 공천관리위원회가 20% 컷오프에 이어 정밀심사를 통해 2차로 원천 배제자를 가려내는 방식을 신설한 것에 불만이 집중돼 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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