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심사·컷오프·도덕성·경쟁력·전략공천심의 후 경선
"최소 20% 컷오프·광주 비율 상향…20%로 절대 안 끝난다"
호남 의원들 "현실적 조건 감안해야"…반발 움직임 고조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9일 현역 의원들에 대해 6단계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당의 총선 후보로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고강도 공천안'을 마련했다.

야권 주도권 경쟁 상대인 더불어민주당이 1차 컷오프와 2차 정밀심사 등을 통해 현역 의원을 현미경 검증하듯 해 면밀한 공천심사를 내세우며 개혁공천 드라이브에 나서자 더 깐깐한 공천심사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생명을 걸고 더민주를 탈당한 인사들을 냉정하게 내처서는 안된다는 지적과 함께 쇄신안의 주요 타깃이 될 호남 지역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어 공천갈등이 폭발할 일촉즉발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공관위는 지난 주말 회의를 거쳐 ▲현역 의원 컷오프 ▲도덕성·혁신성 평가 ▲의정활동·본선경쟁력 평가 ▲전략공천 여부 결정 ▲당내 경선 등 5단계로 이뤄진 공천 시행세칙을 마련했다.

여기에 현재 진행중인 후보 자격심사까지 포함하면 당 소속 현역 의원들은 6단계 관문을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공천을 받게 되는 것이다.

현역 의원 컷오프 비율은 최소 20%로 하되 권역별로 기준을 달리하기로 했다.

특히 현역 의원들이 많은 광주 지역은 컷오프 비율을 더욱 높이기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의당은 현재 소속 의원이 17명이고, 이 가운데 신학용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최소한 3명은 공천에서 탈락시키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당이 광주에서는 다수당 아닌가.

더민주보다 더욱 과감한 개혁공천의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도덕성·혁신성 평가의 경우 자격심사의 제2라운드 성격을 띠게 된다.

각종 구설이나 논란에도 현저한 법적 문제가 없을 경우 일단 자격심사를 통과할 수 있지만 이 단계에서 재차 걸러지게 되는 것이다.

의정활동·본선경쟁력 평가 단계에서는 후보 개인의 역량과 함께 유권자 선호도 등을 따질 계획이다.

또한 공관위는 이들 조건에 부합하는 후보라도 전략공천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현역 의원은 이 모든 관문을 통과할 경우 비로소 당내 경선을 치를 수 있게 된다.

정연정 공관위 간사는 통화에서 "국민의당에 현역 의원이 17명에 불과한데 20% '물갈이'로 혁신했다고 볼 수 있나"라면서 "20%는 아주 기본적인 원칙이고 그 정도로 끝날 일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광주 3선 의원인 김동철 의원은 당내에서 수도권 출마 또는 불출마를 권유받는 등 개별 의원에 대한 물밑 조율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광산갑 출마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불출마를 선택하고 차기 광주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광주 '물갈이'를 역설중인 천정배 대표를 향해 수도권 출마로 '살신성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반발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한 호남 현역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 당은 다른 당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혁신 요구와 현실적 조건을 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마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실패한 세력들에게 또 맡기지 마시고 새롭게 해보겠다는 정당을 선택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박수윤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