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위전력·北궤멸론자가 사과 반복…호남 자존심 모독"
'컷오프' 송호창·전정희 영입론…일각서 주도권 상실 우려
당 지지율 한자릿수 '곤두박질'…安 "우려 불식 위해 최선"

국민의당은 26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광주선언'을 '억지사과'라고 비판하는 등 지역 민심과 야권 정체성을 거론하며 공세의 끈을 바짝 조였다.

더민주의 현역의원 컷오프 등 공천쇄신 드라이브에 대해서도 '비상식적인 조치'로 평가절하했고, 일부에서는 공천 배제자를 받아들여 세결집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더민주가 주도하는 쇄신 국면에 소극적으로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제기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도 여전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마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의 전자기업 샤프가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사례를 언급, "현실에 안주해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기득권을 누리려다가는 문닫기 십상"이라며 여야 양당을 겨냥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전날 김종인 대표의 광주선언에 대해 "호남민심을 잡기 위한 정치이벤트, 호남민심에 대한 모독"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마음에도 없는 억지 사과에 광주는 정말 불편하다"며 "선거철만 되면 광주를 찾아와 반성하고 사과하다 선거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표변하는 게 더민주 아니냐"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국보위 전력이 있고 북한 궤멸론을 주장하는 분이 광주를 찾을 때마다 사과를 반복하는 건 오히려 호남 자존심을 훼손하고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김 대표의 햇볕정책 보완론에 대해서도 "총선 후 새누리당과의 대연정을 염두에 둔 의도적 발언이 아닌가"라고 몰아세웠다.

국민의당은 더민주의 컷오프 조치를 집중 비판하는 한편 공천 배제자에 대해서는 정략에 의한 '희생자'로 편을 들었다.

공천 갈등의 틈을 파고들어 더민주의 내부 균열을 가속화하고, 이를 국민의당 세결집 기회로 삼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민주의 컷오프에 대해 "컷오프된 분보다 안 된 분들 중에 문제가 훨씬 많은 분들도 많다는 세간의 평가가 있다"며 문희상·강기정·홍의락 의원의 공천 배제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문병호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호창 의원과 전정희 의원에 대해 입당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더민주가 주도하는 쇄신 국면에 갇히는 데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쇄신 국면에 뒤따라가는 모양새가 좋지 않을 뿐더러 공천 배제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야권의 '2군'이라는 이미지까지 덧씌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도가 곤두박질친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거대 양당 구도에서 저희들이 과연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알고 있다.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최선을 다해 여러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장에 문병호 의원을, 공천 경선 관리를 위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에 김종현 동아대 교수를 각각 선임했으며, 이르면 이날 중 공천 시행세칙을 확정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박수윤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