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수출 제한 등 전방위 제재강화…"전례없이 강력"
'생계목적' 숨통·표적제재…"北에 부담, 결단엔 한계"
안보리 결의 '中 충실한 이행'·양자제재 시너지 관건


정부는 26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결의 초안에 대해 "전례없이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결의안은 과거 1~3차례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기존 4개의 결의안에 비해 제재망이 더욱 촘촘해지고 광물 거래 제한 등이 새로 들어가는 등 강화됐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강조해온 대로 이번 제재가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꿀 수 있을지, 또 북한의 5차, 6차 핵실험을 막을 '끝장 결의(terminating resolution)'이 될 수 있을지 '제재효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끝장 결의' 될지는 미지수…北에 여전히 숨통, 中이행도 관건

이번 결의안은 그 어느 때 보가 강력한 제재내용을 담은 것은 틀림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1990년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 이라크에 대한 제재를 거론하며 "유엔 안보리의 20여년 제재결의를 돌아봐도 가장 강력한 제재"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침략(전쟁)에 대한 제재를 제외하면 "경제적 제재로 가장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미국은 제재를 WMD 분야 이외에 일반 무역분야로 확대하는 것까지 추진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는 얻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금이나 석탄, 철광석 등의 수출을 금지한 것이 눈에 띈다.

그러나 '생계목적(livelihood)' 목적이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창출을 하지 않는 경우 등 예외조항을 넣어 수출 길을 열어놨다.

북한의 선박이나 항공기의 입항이나 기항 역시 여전히 대량살상무기(WMD) 및 불법활동 관련성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강력한 '저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결의 포함 여부에 주목을 받았던 '세컨더리 보이콧' 요소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안보리 결의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느냐도 제재 실효성 측면에서 핵심 관건이다.

중국은 안보리 결의 과정에서 제재수위 측면에서 온도차를 보이며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제재수위에 보다 전향적 협력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이 제재수위에서 근본적 태도전환을 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런 점에서 제재이행에서도 얼마나 충실하게, 지속적으로 협력을 유지할지가 관심거리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제재 이후 대화를 강조하는 만큼 결의안 이후 일정기간 대북제재에 동참하다가 대화 프로세스가 가동되지 않으면 대북제재의 고삐를 다시 느슨하게 푸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눈에 띄는 항목은 선박제재 확대와 광물수출을 금지 정도이며, 선박제재가 확대되면 북한 입장에서는 비용이 올라가고 광물수출도 금지돼 상당한 부담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결의안이 표적제재 수준에 그쳐 북한의 정치적 결단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생각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정상적 경제활동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북제재의 실효적 효과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과 한미일 등 우방 중심의 양자제재가 얼마나 시너지를 내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전례없는 가장 강력한 제재"…광물 등 '특정분야'(sectoral) 제재 도입
기존 안보리 결의상 제재를 더욱 촘촘히 하거나 강화했으며, 새로운 요소의 제재도 도입했다.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여부가 여전히 대북제재의 기본축이 되고 있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민생부분까지는 나가지 않으면서도 제재분야를 넓히거나 WMD 관련성을 확대했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제재 분야로 북한의 금, 티타늄 광석, 바나듐 광석,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석탄이나 철, 철광석에 대해서도 '생계목적(livelihood)' 목적이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창출을 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한 수출을 금지했다.

광물류에 대한 일종의 '특정분야 제재(sectoral sanction)'으로 볼 수 있다.

북한에 대해 로켓 연료를 포함해 항공유 제공 금지도 새로 도입됐다.

북한군의 전투기 운용이나 미사일 개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제외됐던 소형무기(small arms)의 북한 판매도 금지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소형무기에 대해 "주권적 사항일 수도 있는데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 신뢰할만한 정보가 있어야 가능했던 북한발, 북한행 화물 검색도 모든 화물에 대한 검색으로 사실상 의무화됐다.

금지품목을 적재하고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이나 항공기의 입항이나 입국도 금지된다.

육·해·공을 통한 북한 선박에 대한 사실상의 검색 의무화도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원국들이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관된 북한 정부나 노동당 관련 단체의 자산을 동결할 것을 요구했고, 북한 은행의 유엔 회원국내 지점개설 또는 대리은행 설정, 회원국 금융기관의 북한내 사무실·자회사·지점 개설이나 은행계좌 개설 금지 등 금융제재도 더욱 촘촘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효정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