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
답변하는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
김홍균 차관보 면담…한미중 '안보리 결의 이후' 연쇄협의 주목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26일 방한했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의 길, 특히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이 매듭지어지면 그것의 이행을 생각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채택 과정이 막바지에 든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하고 "우리(한미)는 북한 이외에도 협의할 많은 내용이 있으며, 매우 광범위한 전략적 관계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외교부와 청와대에서 회의를 갖고 많은 실질적인 지역·글로벌 이슈들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카운터파트인 김홍균 외교부 차관보를 면담한 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을 예방할 예정이다.

그는 외교부 방문에 앞서 청와대를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한 직전에는 태평양 도서국가를 순방했다.

러셀 차관보의 이번 방한 협의는 전례없이 '강력하고 포괄적인' 새 대북제재 결의의 이달 중 채택을 목표로 안보리가 마지막 절차를 밟는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미 양국은 채택을 목전에 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결의 이후 이행 방안과 여타 다양한 양자·다자 차원의 추가 제재에 대해서도 긴밀히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리 결의를 빌미로 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조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러셀 차관보는 방한 직후인 27일에는 중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8일에는 북핵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한할 예정이어서 안보리 결의 채택 과정과 사실상 동시에 한미, 미중, 한중 고위 당국자들의 연쇄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미국과 중국의 고위 당국자가 결의 채택 즈음에 잇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미중 3국은 시시각각 전개되는 안보리 상황을 주시하면서 결의 도출 이후 제재 이행 및 추가제재 방안을 비롯한 북핵 문제 대응 방향 전반을 가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한미와 중국간 핵심 갈등 사안인 미국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안보리에서) 여러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 변화를 다 보면서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