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서 내일 기조연설…"국가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중소기업·내수산업 육성해야…정부 '낙하산인사' 근절도 필요"

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등을 지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 경제의 위기에 대한 처방으로 중소기업과 내수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17일 서울대에서 개막한 '201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미리 배포한 '우리의 뉴 노멀(New Normal)-그 본질과 처방'이란 주제의 기조연설문을 통해 "경제 기반인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학술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원로 석학과의 대회'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조 교수는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중소기업, 내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가장 절실한 것은 기술을 갖춘 젊은이들의 활발한 창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중소기업정책은 정부 산하 기관들이 자기 기준에 따라 선정한 기업에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 전부였다며 "지금과 같은 정보화 시대, 지식기반을 가진 수준 높은 기술 시대에는 상당한 기술력과 경영능력을 구비한 젊은 사람이 중소기업을 창업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나라에서 경제, 사회 분야에서 창조와 파괴의 바람이 약해지고 발전 동력이 떨어졌다며 혁신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한국의 30대 재벌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다름이 없고 중견기업이 상향이동한 것도 거의 없다"며 한국은 다이내믹(dynamic)한 사회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경제 성장률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비판하고 국가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역대 정부는 경제, 교육, 사회, 문화 등 국가 정책을 제쳐놓고 GDP(국내총생산)와 수출 증가를 나라의 최고 목표로 삼아왔다"며 "이런 반지성적이고 정도(治道)에 어긋나는 정책이 우리의 뉴 노말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뉴 노말'은 세계적으로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고부채가 특징인 상황으로 규정됐다.

우리나라도 성장잠재력 하락, 정치의 혼란, 사회 갈등 및 분열 등으로 국격(國格)이 추락하고 있다는 게 조 교수의 분석이다.

조 교수는 "정부는 참신한 발상으로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상대로 치도(治道)에 따른 정치를 펼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치도에 맞는 정치를 하려면 국영기업체, 공공단체 등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겸 서울대 명예교수는 학술대회 첫날인 17일 오후 '자유, 사적 소유, 경쟁 - 시장경제의 자원배분'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이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최소한의 공평성은 경쟁에서 거듭 탈락해 사회적 분업으로부터 배제당하는 사람들까지 따뜻하게 포용하는 사회복지제도를 요구한다"며 소득 재분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편중화된 분배구조를 시정하는 재분배는 결국 부유층의 사유재산에 대한 보호를 일부 포기하는 조치"라며 사회적으로 '경쟁 탈락자'에 대한 부유층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