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때 첫 삽…"가슴 아프다.어떻게 만들었는데"

"정치란 주권자에 씨감자 나눠주는 일"…전주덕진 무소속 출마할듯

조만간 공식적인 정계복귀가 예상되는 무소속 정동영 전 의원이 11일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조치를 비판하면서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패배 이후 전북 순창에서 칩거해왔다.

그동안 4·13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돼 온 정 전 의원은 이날 정부의 개성공단 사업중단을 계기로 SNS에서 모처럼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박근혜정부 대북정책에 포문을 열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정권의 개성공단 중단 조치는 무지와 무능의 소산"이라고 비판했다.

노무현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으로 개성공단 조성을 주도한 정 전 의원은 "가슴이 아프다"면서 "어떻게 만든 개성공단인데 그 실상도 의미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문을 닫았다.

한반도는 과거 냉전시대로 돌아가고 국가 리스크는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는) 두 번째다.

정권 초에 한 번, 후반에 또 한 번"이라며 "개성공단은 정권을 참 잘못 만났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그동안 '칩거' 생활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지금까지 정계복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지금은 감자농사에 전념하겠다'고 답변해온 그는 "세상을 먹여 살리는 종자를 기르고 싶었다"며 "정치란 주권자에게 씨감자 하나씩을 나눠 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예전에 자신의 지역구였던 전주 덕진에 도전할 계획으로 무소속 출마에 무게를 두고 막판까지 장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설 연휴에 서울에 올라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쪽 인사들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곧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정 전 장관이 조만간 정계복귀를 선언할 예정"이라면서도 "개성공단 글은 정치활동을 재개하려고 쓴 게 아니라 나라를 위해 (폐쇄가) 안타깝다고 생각해서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