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사일 발사 가능성 높게 보고 비상체제 강화 대기
NSC 상임위 논의 거쳐 NSC 격상…정부성명 발표까지 일사불란
오후 이병기 실장 주재 수석회의…대비태세ㆍ경제영향 점검
靑, 설 연휴 상관없이 비상근무 체제 유지

청와대는 7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긴박하면서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청와대는 전날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미사일 발사 기간을 7∼14일로 변경 신고하자 이날 오전 미사일 발사 감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연휴이지만 비상대기체제를 강화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여러 요소를 감안해 오늘(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준비에 들어갔다"면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미리 세워둔 '액션플랜'에 따라 대응했다" 말했다.

이 때문에 비상체제를 가동 중인 안보라인 뿐만 아니라 참모진도 대부분 이날 일찍 출근해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북한이 오전 9시 30분께 미사일을 발사하자 곧바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상황을 보고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상임위가 30분 정도 진행된 뒤 10시30분께부터 NSC를 주재해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대책 마련을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 한지 한 시간여 만이다.

지난달 6일 예고없이 감행된 북한의 4차 핵실험 당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된 지 2시간 40여분만에 박 대통령이 NSC를 주재한 것과 비교해 상당히 빠른 대응이다.

특히 청와대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도 군 당국과 정보라인으로부터 수시로 보고받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청와대는 오전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장거리 미사일이 궤도에 진입해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겸 NSC 사무처장은 오전 11시 30분께 정부성명에 대한 발표 준비를 마치고 11시45분에 춘추관에서 정부 성명을 발표했다.

조 1차장은 정부성명을 발표한 뒤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았다.

이어 청와대는 오후 이병기 비서실장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해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의 대응 상황을 재차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공항 등 국가 기반시설의 안전 확보에도 힘쓰기로 하는 등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북한의 도발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응 상황도 점검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의 불안감 고조로 금융시장에 악영향이 끼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에 북한의 도발이 이뤄진 만큼, 관광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이밖에 청와대는 설 연휴 기간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 등에 대비해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