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시원찮은 사람 잘라내야"…김무성과 '상향식 공천' 정면 충돌
친박근혜계 지원으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된 이한구 의원(사진)이 김무성 대표가 추진하는 상향식 공천제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밝히면서 두 사람 간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위원장은 5일 공천관리위원회 첫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는 19대 국회보다 훨씬 나은 국회의원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것이 목표”라며 “공천 과정에서 저성과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비도덕자 등을 걸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향식 공천도 자격이 있는 사람을 공천해야지 왜 자격도 없는 사람을 상향식으로 공천하느냐”며 “그렇게 되면 이상한 사람들, 지방 토호들, 심지어 조폭까지도 공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확실하게 성과가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보면 아는 것”이라며 “19대 국회 때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세비만 축냈다면 그런 사람을 20대 국회에 추천할 수 없는 건 상식적인 얘기다. (인위적) 컷오프가 아니라 시원치 않은 사람을 잘라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상향식 공천 원칙에 대해 “아무리 제도가 좋아도 (현실에서 부작용이 많은) 국회선진화법과 비슷하지 않으냐”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 위원장 발언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4·13 총선 예비후보자 워크숍에서 “새누리당은 정당 민주주의를 확립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공천 룰은 누구도 손댈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공관위는 이미 확정돼 국민 앞에 공표된 공천 룰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만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을 여러분 앞에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모두 룰에 따를 수밖에 없으니까 개인(이 위원장)의 의사를 반영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총선 승리를 위해 인재영입과 우선추천제(전략공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