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지상전력 증강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 공개
국방품질원, 성능검사 '부실'…방사청, 규정 어기고 수의계약
"헬멧·개인화기용 야간투시경 재질문제로 파손 자주 발생"


군(軍)이 작전시 신속한 장비 정비를 위해 운영하는 이동정비 차량의 전원발생장치 가운데 3분의 1은 불량이어서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지상전력 증강사업 추진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이동정비 차량 하부에 부착하는 전원발생장치를 차량의 엔진이 있는 공간에 부착할 수 있도록 '엔진룸 장착형' 전원발생장치를 개발하기로 하고, 국방기술품질원에 성능 검사를 의뢰했다.

이동정비 차량은 작전 중에 사용할 수 있도록 무기체계 등의 정비에 필요한 장비들을 싣고 다니는 특수트럭이고, 전원발생장치는 이동정비 차량에 설치된 용접기나 절단기, 계측기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그러나 전원발생장치를 엔진룸에 부착하면 기존의 소비전력 5㎾ 외에 추가로 충전기 소비전력 2㎾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방위사업청에 엔진룸 장착형 전원발생장치가 성능 기준에 부합한다고 통보했다.

그 결과 방위사업청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조달한 430대의 엔진룸 장착형 전원발생장치 가운데 35.3%에 달하는 152대의 전원발생장치에서 충전 불량 등의 이유로 결함이 발생해 차량 시동이 꺼지는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군은 기존에 도입한 '엔진룸 장착형' 전원발생장치에서 계속해서 결함이 발생하고 있었는데도, 지난 2013년 93대를 추가로 구매했고, 결국 16억여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방사청은 '엔진룸 장착형' 전원발생장치 납품은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계약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업체의 요청을 받아들여 경매나 입찰 등의 방법을 거치지 않고 13억원 상당의 계약을 해당업체와 임의로 체결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헬멧이나 개인화기에 부착하는 단안형 야간투시경의 재질에 문제가 있어 파손이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군은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야간투시경 재질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했고 개선 계획도 작성이 됐지만,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단안형 야간투시경을 사용하려면 지속적으로 수리 부품을 조달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밖에 육군본부는 '일체형 수통'을 개발해 방독면을 쓴 상태에서 물을 마실 때 방독면과 수통을 연결해주는 수통마개뭉치가 필요없어졌는데도, 방독면 47만4천여개를 조달받으면서 수통마개뭉치도 함께 조달받아 14억2천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또 기존의 박격포 적재차량의 적재함에 개량형 81㎜ 박격포를 실을 수 있는데도 방위사업청이 신규 적재함 제작을 계획하고 있어 118억원의 예산을 낭비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