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 '내부자'서 손모가지 잘린 이병헌"
더민주 "양날의 칼 될 수 있다"…긍정론·신중론 교차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3일 자신이 여권 저격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 대해 "뭔가 이야기하려 했다면 일생일대의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더이상 힘들게 하면 폭로할 수도 있다고 레버리지로 활용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여당이나 청와대에서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온 게 아니다"며 만약 폭로할 생각이 있었다면 2014년 12월 청와대 문서유출 사건으로 자신이 구속될 위기에 처했을 때 활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청와대에서 감찰과 친인척 관리 업무 등을 담당했기 때문에 향후 여권을 향한 폭로전에 나설 수 있다는 항간의 관측을 부정한 것이지만, 관련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어서 주목된다.

그는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자신을 영입한 더민주를 비판한 것에 대해 "친박(친박근혜) 감별사라고 자칭하는 조 수석께서 오죽했나 싶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네거티브는 국민이 이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2012년 대선 때 자신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도와 네거티브 대응을 담당하던 시절 "문재인 후보가 네거티브는 절대로 안된다고 누차 말했다고 한다. 실제 문 후보가 저희 쪽으로 네거티브 공격한 적은 잘 없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앞서 조 전 비서관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을 갑자기 강간범,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 완전히 매몰시켜 버린다"며 "저하고 오버랩시킨 적이 있었다. 저 나름으로는 손모가지 잘린 이병헌 …"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박 회장을 지키는 워치독(감시견)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케어(care)해주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끔 찾아오고 문자 메시지도 보낸다고 밝혔고, 더민주 입당 후 박 회장에게 연락했냐는 질문에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니라는 의미)"라고만 말했다.

총선 출마 문제에 대해 "당이 어디에 나가줘야 되겠다고 요청하면 뭐라도 하겠다"며 당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내에서는 조 전 비서관의 입당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기류도 있다.

현정부의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인사의 입당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자칫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한 비대위원이 영입 배경을 묻자 "문재인 전 대표가 열심히 해놨다는데 내가 들어오라, 말라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사는 영입 기자회견을 하면서 비대위와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채 김 위원장에게만 전화로 통보한 것에 대한 절차상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적으로 타이밍이 괜찮았냐"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핵심 관계자는 "자칫하면 폭탄이 될 수 있다.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서혜림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