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고가공원, 조망·경관 아쉬워…이용객 많을지 의문"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과 연계한 동화동 공영주차장 건립 이슈로 홍역을 치른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이 사업 취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 구청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업의 주목적은 주차공간과 녹지공간 확충을 통한 생활환경 개선이다.

박 전 대통령의 우상화니, 기념이니 하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동화동은 현 공영주차장 300m 이내 야간 불법 주차 차량이 200대에 이를 만큼 주차난이 심각하고 녹지와 휴식공간도 부족하다는 게 중구의 설명이다.

작년 6월에는 주민 1만 833명이 공영주차장 확충과 공원 조성을 촉구하는 서명부를 냈다.

최 구청장은 현 공영주차장을 지하에 설치해 주차 면수를 지금보다 배 이상 늘리고 지상에는 3천㎡의 녹지공간을 조성, 인접한 국가등록문화재 박정희 가옥까지 묶어 역사공원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가옥은 5·16 군사정변을 결의했다는 역사적 의미를 지녔다.

공과를 떠나 중요한 역사적 현장이 주변 건물들로 가려지게 놔두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5·16을 미화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고 그대로 보여주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최 구청장은 "제3세계 국가들이 새마을운동을 배우고 경북 구미의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는다는데 동화동 역사공원이 조성되면 그 수요를 바로 흡수할 수 있다.

명동 관광객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다음 달 착공하는 서울역 고가 공원과 관련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최 구청장은 "평생을 도시계획과 재생에 몸담아온 사람으로서 회의적이다.

2012년 실시설계를 마치고 2013년 발표까지 했던 대체도로를 건설하지 않고 고가 폐쇄를 단행한 게 참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지냈다.

최 구청장은 고가 폐쇄로 만리동 봉제공장이나 염천교 구두상점들이 물품 운송시간 지연으로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역 고가는 조망 포인트가 있거나 경관이 좋은 것도 아니고 활동거리가 없다.

여름엔 뜨겁고 겨울엔 추울 텐데 사람이 얼마나 찾아올지 의문"이라며 "시에서 어떤 콘텐츠로 사람을 모을지 고민한다면 우리도 적극 돕겠다"고 했다.

최 구청장은 광진교 공원 사례를 들며, 인근에 주거지도 많고 아차산과 워커힐호텔 등 조망점이 있었는데도 기대만큼 이용자가 없었다며 서울역 고가도 직장인 점심 산책 외에 큰 수요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최 구청장은 올해 역점사업으로 서애대학문화거리, 성곽예술문화거리, 광희문 문화마을, 주자소 인쇄박물관 등 관광명소 조성과 을지로 3∼5가 공동화 극복을 위한 산업별 특화거리 조성을 꼽았다.

그는 남대문시장 야시장 개장, 을지로 등 구시가지에 리모델링이 쉽도록 정비계획 수정, 노점 총량제와 실명제의 정착, '짝퉁' 근절 등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