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安에게서도 비슷한 제안 받아…정치 않겠다고 사양"
더민주 "영입노력은 사실…文, 정책분야 도움 요청"
옛 안철수 측근 곽수종, 김종인 정무특보로 옮겨


안철수 의원의 '원년멤버'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1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로부터 선거대책위원장 등 사실상 대표직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더민주는 문 전 대표가 구체적인 자리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안 의원 측 인사로 알려진 곽수종 전 삼성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을 주요 자리에 임명하는 등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사람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장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안 의원과의 '경제토크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실망했다고 운을 뗀 뒤 "문 전 대표를 만나 지금의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맡은 자리에 대한 제안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그러나 "제 자신이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도 있지만, 정당이 어느 한 사람이 자리를 맡는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불가능이라고 본다"며 "대선과 지방선거에 지고, 120~130여명 의원 중에 단 한 명도 대표를 시키거나 위원장을 맡아 (당을) 구할 사람이 없다면서 밖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구조가 이해가 안됐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이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도왔던 전력을 의식한 듯 "더더구나 오늘날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분을 영입해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면 진작 좀 일으켰어야 되지 않냐"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장 교수는 "안 의원도 비슷한 제안을 했다.

한때 저의 전력을 다해 도왔던 분이지만, 정치하지 않겠다는 원칙 때문에 사양의 말씀을 드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바뀌기를 원하는 저의 뜻과 함께 가는 분들이라면 기꺼이 돕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민주는 장 교수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우리당의 여러분들이 장하성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문 전 대표가 장 교수에게 그런 구체적인 자리를 놓고 이야기 나눈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다른 분들이 영입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자리 이야기를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전 대표가 장 교수를 한 번 만났고 당시에 정책 사이드 쪽에서 도와줄 수 없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며 "그에 대해 장 교수는 자신은 정치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고 만약 참여하게 된다면 도와드리겠다는 말씀 정도를 주고받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또 한때 안 의원의 비선라인이라는 논란이 일었던 곽수종 전 연구원이 김종인 위원장의 정무특보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곽 전 연구원은 2014년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통합 협상에서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 교수는 더민주의 반박주장에 대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더민주의 김종인 위원장과 더민주가 이렇게 된 것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문 전 대표의 호의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못해 미안함이 있다.

그래서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박수윤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