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신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 측이 야권 주도권을 놓고 연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민주 측은 6일 “교섭단체에 목숨을 거는 88억원짜리 구태”라며 안철수 신당 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다음달 15일까지 안철수 신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총선 전까지 국고보조금 88억원을 받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에 안 의원 측에서 “더민주는 3당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는 등 상호 비방전이 확대되고 있다.

최재성 더민주 총무본부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탈당에 대해) 과거의 셈법이자 익숙한 구태”라며 “탈당한 분들이나 김 전 대표가 국가 비전이나 국민 삶에 응답하겠다는 내용이나 신념이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안 의원 측의 ‘더민주와의 연대불가’ 방침에 대해서도 “노선이나 정책 차이가 뚜렷하지도 않은데 신당을 만들고 연대를 구태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여당에 효도하고 야당에 불효하겠다는 말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 측 문병호 의원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거세게 반격했다. 문 의원은 더민주의 야권 분열 필패론 주장에 대해 “향후 지지도가 새누리당 30%, 신당 30%, 더민주 10%가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과 신당이 양자대결하고 더민주는 3당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패권적 친노(친노무현) 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야권 세력이 신당으로 다 모이고 있고 손학규 전 상임고문만 합류하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안 의원 지지 여부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안 의원 측이 지난 5일 “이 여사가 ‘신당이 정권교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바란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하면서 야권 일각에선 이 여사가 안 의원을 지지한 것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았다.

이 여사의 아들인 김홍걸 씨는 6일 “어머니는 안 의원 말을 듣기만 했을 뿐 다른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어머니 뜻과 다르게 알려진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셨다”고 해명 자료를 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