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지난 14일 폭력사태가 발생한 서울 광화문 ‘민중총궐기 집회’에 대해 참가자들의 시위 방식이 과격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17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 주말 집회에 대해 알고 있는 874명 중 67%가 ‘시위 방식이 과격했다’고 답했다. ‘과격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9%, ‘모르겠다’는 13%였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53개 노동·농민·시민단체가 벌인 폭력시위로 100여명의 경찰이 부상했고, 50여대의 경찰차가 파손됐다.

모든 지역·연령층에서 시위 방식이 과격했다는 응답이 우세하게 나왔다. 20대는 65%, 30·40대는 각각 54%, 50대는 81%가 ‘과격했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도 ‘과격했다’는 응답 비율이 서울 64%, 인천·경기 64%, 부산·울산·경남 74%, 광주·호남 62%로 집계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 사이에서도 ‘과격했다’는 대답(53%)이 더 많았다. 경찰 대응에 대해선 ‘과잉 진압’이라는 응답이 49%, ‘과잉 진압이 아니었다’는 의견이 41%로 나타났다. 연령별 평가는 엇갈렸다. 20~40대에선 ‘과잉 진압’이라는 응답이 60% 이상이었고, 50대 이상에선 반대로 ‘과잉 진압이 아니었다’는 대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갤럽 측은 “집회 시위방식이 과격했다고 본 사람들 가운데 40% 이상이 경찰도 시위를 과잉 진압했다고 응답했다”며 “집회 참가자와 경찰 대응 양쪽에 다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최근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와 관련, ‘우리나라에도 파리 테러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70%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별로 없다’는 16%, ‘전혀 없다’는 6%였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이뤄졌던 설문조사와 비교해 ‘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 비율이 14년 만에 21%포인트 높아졌다고 한국갤럽 측은 설명했다.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39%로 지난주와 변동이 없었고, 새정치연합은 지난주 대비 1%포인트 떨어진 21%를 기록했다. 양당의 텃밭 지지율은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냈다. 대구·경북 지역의 새누리당 지지도는 60%로 지난주보다 5%포인트 상승한 반면 광주·호남 지역의 새정치연합 지지도는 27%로 8%포인트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포인트 오른 42%로 집계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작위 표본추출 방식으로 휴대폰 인터뷰를 통해 이뤄졌다. 응답률은 20%,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라고 한국갤럽 측은 밝혔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