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준으로 전국 226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규모는 60조7696억원이다. 시 75곳의 예산이 36조7224억원, 군 82곳이 16조4517억원, 자치구 69곳이 7조5954억원이다. 시·군·구를 다 합쳐도 112조4893억원에 이르는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예산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규모가 작은 기초자치단체의 수장들은 특별·광역시장과 도지사 등 광역자치단체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아왔다. 더욱이 거물급 인사가 즐비한 광역자치단체장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진 인사들이라는 측면도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들이 지방의 파워 엘리트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자치가 시행되면서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각종 사업 인허가권 및 감독·단속권 등의 권한이 일선 시·군·구로 잇달아 이양되고 있어서다. 외교와 국방 업무만 없을 뿐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가 ‘작은 정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지방행정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각종 인허가권을 보유한 기초단체장은 기업 활동과 주민의 실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종 권한을 위임받은 시장·군수·구청장의 리더십에 따라 해당 지자체의 희비가 갈린다.

단체장의 역량과 의지에 따라 일자리 창출, 기업 유치 등의 성과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국가 간 경쟁력을 넘어 도시 경쟁력이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