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15일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옛 한국전력 사옥)를 방문해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15일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옛 한국전력 사옥)를 방문해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2017년 1월 착공은 가장 늦은 경우입니다. 더 빨리해도 문제가 없습니다.”(김용환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서울시 간부들을 바라보며) 밤을 새워서라도 빨리하세요.”(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은 15일 서울 삼성동 현대글로비스 사옥에서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과 만나 현대차가 추진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조기 착공을 약속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가 지난해 매입한 옛 한국전력 부지의 건물에 입주해 있다. 현대차는 이곳에 2020년까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526m(105층) 본사 사옥을 비롯한 GBC를 건립할 계획이다.

박 시장이 현대차 부지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시장의 이번 방문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 달 동안 99곳의 현장을 방문하는 ‘일자리 대장정’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후 2시부터 30여분간 열렸다. 서울시 측에서는 박 시장을 비롯해 서동록 경제진흥본부장, 서왕진 정책특보, 권해윤 동남권공공개발추진단장이 참석했다. 현대차 측에선 김 부회장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김인수 현대차그룹 신사옥추진사업단장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현대차로 인해 서울에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현대차가 큰 투자를 해줘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부회장은 “서울시의 개발 목적과 가이드라인에 맞도록 협조해 GBC가 서울의 랜드마크 시설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신사옥추진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김인수 현대건설 부사장이 GBC 건립계획을 브리핑했다. 김 단장은 브리핑을 끝내며 “(박 시장) 저서에 나오는 ‘한계를 넘어서’라는 표현처럼, 현대차는 GBC 건립을 위해 서울시와 함께 수많은 한계를 뛰어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GBC 건립으로 건설기간을 포함해 준공 후 20년간 경제적 파급효과는 264조8000억여원에 이른다. 고용창출 효과는 연간 4만5000명씩 총 121만5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15세부터 29세까지 청년층 일자리는 연평균 7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현대차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세수가 연 1조5000억원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시장은 “(GBC 건립으로) 일자리만 늘어나는 줄 알았는데 세수도 늘어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2017년 1월 착공을 위해 연내 사전협상 및 공공기여 총량을 확정하고, 2016년까지 후속 인허가 과정을 마무리해달라고 박 시장에게 요청했다. 박 시장은 “당초 현대차가 이곳을 매입했을 때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며 “그러나 향후 수많은 교통망이 지나가는 영동대로만 보더라도 정말 투자를 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몽구 회장이 선견지명이 있는 분”이라며 “서울시 정책을 모두 연구한 것 같다”고 했다. 박 시장은 “건의하신 대로 2017년 1월 착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