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회담 전날 펜타곤으로…"한·미 동맹 한단계 격상"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한·미 동맹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의 미 국방부(펜타곤) 방문은 한·미 안보동맹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의 토대임을 재확인하고, 워싱턴 조야에서 제기되고 있는 ‘박근혜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미동맹 한 단계 격상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11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방미 의미와 관련해 “한·미 정상은 강력하고, 진화하는, 역동적인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동맹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전략적 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두 정상은 양국 간 빈틈 없는 대북공조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도발 대응과 의미 있는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공동설명서 외에 북핵문제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오바마와 회담 전날 펜타곤으로…"한·미 동맹 한단계 격상"
두 정상 간 북핵 문제 논의는 박 대통령이 그동안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으로 강조해온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의견 교환으로도 자연스레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의 추가 도발시 강력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되, 핵 개발을 포기하고 개방·개혁 정책으로 나선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경제발전을 돕겠다는 메시지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북핵 문제를 비롯해 동북아 지역 역사·영토 갈등 문제까지 역내 평화·안정 증진 방안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펜타곤 방문과 관련해 한·미 안보동맹을 재확인하는 것 외에도 그동안 한·일 관계 냉각으로 느슨하게 보였던 한·미·일 3각 안보동맹을 ‘복원’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은 9월 초 한·중 정상회담과 9월 말 미·중 정상회담에 이어, 그리고 10월 말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동북아 평화·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조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펜타곤 방문 후 조 바이든 미 부통령 관저에서 오찬을 함께한다. 주 수석은 “바이든 부통령이 외빈을 관저로 초청하는 것은 드문 경우”라며 “한·미 관계의 친숙함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첨단분야 경제동맹 강화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외교·안보 이슈 외에도 기후변화 대응과 글로벌 보건안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통령 방미의 경제적 의미에 대해 “엔지니어링, 항공우주, 바이오, 에너지신산업, 보건의료 등 최첨단 분야 협력 강화를 통해 한·미 경제동맹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고다드센터(미국 최초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하고 한·미 첨단산업 파트너십 포럼, 한·미 재계회의 등에 참석해 양국 간 경제동맹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특히 이번에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지난달 중국 방문 때 156명보다 많은 166명이다. 지난 8월 사면 복권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이 동행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