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8일 계파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당 최고위원회와 사무총장직을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내놨다. 당 최고의결기관인 최고위원회와 내년 총선에서 공천 실무를 맡을 사무총장제를 폐지하는 것이어서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일각에선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는 새정치연합이 안고 있는 문제의 근원에 계파의 기득권과 이익이 도사리고 있음을 직시했다”며 이 같은 혁신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현 지도부는 계파대리인의 권력 각축장으로 전락했다"며 “계파의 권력 배분과 힘겨루기 장으로 변질된 지도체제를 일신하기 위해 현행 최고위원회제도 폐지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당 최고위원회를 대신해 지역·세대·계층·부문의 대표로 구성되는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제안했다. 다만 새 전당대회 개최 등 현실적 이유 등을 들어 새 지도부 구성 시점은 내년 총선 직후로 잡았다. 김 위원장은 “최고위원회 해체에는 문재인 당 대표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당내 계파 갈등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사무총장제를 폐지하는 대신 총무본부장, 조직본부장, 전략홍보본부장, 디지털본부장, 민생생활본부장의 5본부장 체제로 개편하는 안을 제안했다. 각 본부장은 공천기구에서 배제된다.

혁신위는 이 같은 혁신안을 오는 20일 중앙위원회에서 의결한 뒤 당헌당규로 못박을 방침이다.

문 대표는 이 같은 혁신안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존중한다”고 했다. 또 “혁신안 내용에 대해서는 저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당무위원회나 중앙위원회에서 우리가 강도 높은 혁신을 받아들이기로 한 만큼 혁신안을 잘 인준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