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리더십 '흔들'…비노 "文, 심판만 보나"
대여전면전 예고…추경안 심사 등 7월국회 가시밭길 될듯


새정치민주연합이 6일 결국 국회 '보이콧'을 다시 선택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오전부터 "민생법안을 처리하고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공언했으나,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불발 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강경파들의 주장에 힘이 쏠리며 야당의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강경파 설득에 실패한 비주류 소속 이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관계도 급격히 냉각돼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도 가시밭길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野 "헌정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날" = 당초 야당은 국회법 재의결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61개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할 태세였다.

당밖에선 혁신을 다짐한 야당의 달라진 모습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그러나 역시나였다.

국회법 재의결이 무산되고, 설상가상으로 정의화 국회의장이 의원들의 투표 종료 전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자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여당이 반란표가 단속이 안돼 표결을 막았다.

조폭에서나 볼 수 있는 집단주의적 행태"이라면서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이다.

헌정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진 의총에선 "이대로 법안에 협조할 수는 없다"는 강경론이 주를 이뤘다.

이석현 양승조 우원식 이목희 은수미 의원 등은 차례로 본회의에 불참하자고 주장했다.

김성곤 김동철 주승용 의원 등 평소 온건파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참석불가' 입장을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여당이 재의결에 불참했다고 우리가 본회의에 참여하지 않으면 피장파장", "여당과 법안처리를 약속해 재의결까지 끌고온 것 아니냐"고 호소했지만, 끝내 강경한 주장을 넘어서지 못했다.

◇ 이종걸 리더십 타격…"文·李 결정적 순간 호흡 맞추지 못해" = 국회법 재의결 실패와 이어진 야당의 법안처리 보이콧으로 이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를 떠나며 어두운 표정으로 "안 들어가기로 했다"고만 하며 말을 아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불참하고 여의도 음식점에서 의원 10여명과 만찬을 하며 이후 전략을 고민했다.

비노진영에서는 문 대표를 향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넘기고 관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문 대표가 정부를 심판하자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심판같은 태도를 보였다"고 소극적 자세를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 '투톱' 갈등이 겉으로는 봉합됐지만, 앙금이 남아 결정적 순간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사태의 불똥이 다시 계파갈등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강경모드'로 전환한 새정치연합은 당분간 대여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이에 따라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당분간은 냉각기를 가지고, 수석 사이에서 물밑 접촉만 이뤄질 것"이라면서 "정부 추경안은 수용 불가 입장인데다 여야 관계가 틀어져 협상이 잘될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여권내 권력투쟁이 극단으로 치닫는 만큼, 지나친 공세를 자제하며 여당의 추이를 살펴보자는 신중론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임형섭 서혜림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