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위안부 등 현안 속도낼듯…하반기 정상회담 관측 무성
'가해자' 日, 실천 중요…우리 정부도 '결단 시기' 올듯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이후, 실질적 관계 정상화를 위한 양국 간 행보가 분주해질 전망이다.

과거사 갈등을 빚어온 한일 양국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원년'을 다짐하며 새 출발의 장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취임 후 첫 방일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의 회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수교 기념 리셉션 교차참석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경색됐던 한일관계에 해빙의 물꼬가 터졌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특히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모두 '새로운 미래'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를 계기로 연내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전망도 무성하다.

정부가 정상회담의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진단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위안부 문제의 진전과 종전 70주년 기념 8월 아베 담화를 거쳐 하반기 국내에서의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이를 계기로 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 등 구체적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2012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급격히 악화된 '비정상'의 한일관계가 정상화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

이제 관심은 새로운 미래에 대한 양국의 다짐이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느냐의 문제다.

우리 정부 역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새로운 한일관계의 미래는 '역사적 가해자'인 일본의 아베 총리에 달렸다는 지적이 많다.

최대 장애물은 역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아베 담화다.

이들 문제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아 그동안 한일관계는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는 윤 장관의 초청으로 하반기 중에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시다 외무상의 방한, 국장급 채널 등을 통해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위안부 협의를 위한 9차 국장급 협의의 조속한 개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한일 양국은 이른바 '사사에안'에다 '플러스 알파'를 추가하는 선에서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특히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 문제와 배상 문제가 최대 쟁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고노 담화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의 강제성은 인정하면서도 법적 책임은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사에안은 ▲일본 총리의 직접 사과 ▲주한일본 대사가 피해자들을 만나서 의견을 청취하고 사과 ▲일본 정부 예산을 통한 피해자 보상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3월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당시 외무성 사무차관이 방한 때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 해결방안이다.

'난제 중의 난제'인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결단뿐 아니라 우리 정부의 정치적 결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본이 완전히 무릎을 꿇는 '100점짜리' 해법을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미래를 향한 화해'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현실적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일관계 전문가들을 통해서 나오고 있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일본과 어떤 해법을 도출한다 하더라도, 위안부 피해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해법은 해결은 고사하고 거센 정치적 후폭풍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피해자 관련 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위안부 문제의 강제성 등 역사적 사실과 국가적 책임에 대한 인정, 번복할 수 없는 명확하고 공식적인 방식의 사죄, 교육 및 교과서 기술 등을 통한 재발방지 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대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거사에 대해 "정치적 타협과 가시적 성과를 위한 제물이 될 수 없다"면서 분명한 해결을 촉구했다.

윤병세 장관은 22일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나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대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특히 "분명하게 해결한다면 그 자체로서 더 이상 재론될 이유가 없다"고 언급, 분명한 해결을 통한 '종결'을 강조했다.

아베 담화도 관계 정상화로 가는 길목에서의 중대 변수다.

아베 총리가 담화를 통해 과거사 등에 대한 일정 수준의 메시지를 던진다면 한중일 정상회담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전망이다.

지나친 기대와 여론의 '쏠림'을 우려한 듯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열린 입장"이라면서도 "성공적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여건조성과 관련, 위안부 문제에 대해 "우리 국민, 피해자,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고, 아베 내각의 역사인식에 대해서도 "역내 내각에서 채택돼온 역사인식이 그대로 계승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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