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21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받아들인 것은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 개선에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9일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을 받아들인 것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외부 비판을 누그러뜨리면서, 단순히 '제재받는 나라'가 아니라 유엔과 함께 하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즉 북한이 추구하는 국제사회에서의 '정상국가화'와 맥락이 닿아있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어 "반 총장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상징성이 있다는 측면과 내부적으로도 대외관계를 풀어내는 지도자(김정은)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북한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외자 유치나 대외 협력에도 긍정적 효과를 주리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 총장의 방문지가 평양이 아닌 개성공단이라는 점도 북한의 긍정적인 대응에 영향일 끼쳤으리라는 해석도 나왔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반 총장이 평양을 방문해 당국자와 핵문제나 경제 부문을 협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북한 측의 부담감이 덜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엔 사무총장은 국가 수반급인 만큼 향후 북한에서 누가 영접을 나올 것인가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아직 북한 측에서 어떤 인사가 나올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반 총장은 경의선 육로를 통해 개성공단을 방문해 공단 현황에 관한 브리핑을 받고 입주 기업과 의료시설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반 총장은 2시간 남짓 개성공단에 머물면서 북측 근로자와 남측 기업인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총장, 1993년 부트로스 갈리 총장이 각각 방북한 바 있다.

반 총장의 전임인 코피 아난 총장은 수차례 방북을 시도했지만 일정 등의 문제로 무산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