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4·29 재보궐선거 참패 후, 지도부가 좀처럼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퇴의사를 밝히며 최고위원회를 박차고 나온 주승용 최고위원은 여수에서 '칩거모드'에 들어간데다, 주 최고위원에게 "공갈을 친다"고 비판한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과를 못하겠다고 버티면서 문재인 대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비노 진영에서는 결국 문재인 대표가 사퇴를 포함해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사태가 수습될 것이라는 의견이 점차 거세지고 있어, 한동안 잠복했던 계파간 갈등이 다시 격해지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번 파동의 도화선이 된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의 감정 대립이 주말을 지나면서도 해소되지 않자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당장 11일 최고위원회부터 비정상적인 당의 모습을 노출할 수밖에 없다.

특히 주 최고위원의 사퇴 파동으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호남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어 문 대표에게는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여수에서 참모들과 모여 이후 대응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 최고위원이 사과를 해야 엉킨 실타래가 풀릴 수 있으리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정작 정 최고위원은 사과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초선의원들 중심으로는 정 의원을 징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날 정 최고위원은 오히려 비노그룹인 박주선 의원과 SNS에서 설전을 벌이는 등 '친문'과 '반문' 구도 갈등이 더 증폭되는 모습이다.

비노진영 수장인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일단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들은 당분간은 중재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어서, 일부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파동이 조기에 수습되지 못한다면 동교동계 등 비노진영을 중심으로 사퇴압박이 한층 거세지면서, 문 대표는 더욱 코너에 몰리게 될 전망이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패배 책임론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만간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 발표까지 검토했으나, 일단은 계획을 보류한 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박주선 의원은 지난 7일 신당창당론을 꾸준히 제기해 온 정대철 상임고문과 회동해 문 대표 사퇴를 포함한 재보선 책임론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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