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참석자들 "시행령 폐기, 선체 인양하라" 구호
세월호 가족 팽목항 분향소 폐쇄후 떠나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1주년인 16일 희생자 추모와 유가족 위로를 위해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으나 분향소는 들르지 못했다.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이 분향소를 폐쇄하고 현장을 떠난 때문이다.

이날 박 대통령이 팽목항 임시 숙소에 방문한 직후 주변에 있던 일부 단체 회원들이 '시행령을 폐기하라'는 구호를 외치다 경호원과 경찰에게 제지를 받았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가족들이 문을 걸어잠그고 떠난 분향소와 임시 숙소 등을 돌아보는 사이 구호를 외쳤다.

이후 박 대통령이 팽목항 등대길에서 담화를 발표하고 나오는 순간에도 '시행령을 폐기하라'는 구호가 들렸다.

팽목항에 머물고 있던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전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세월호 선체인양'을 공식 선언할 때까지 추모식을 연기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을 내걸로 박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차량 2~3대에 나눠타고 현장을 떠났다.

이들은 "개인적인 일을 보러 간다"고 밝혔으나,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자 등은 박 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 때문에 세월호 가족들을 만나지도 못했고, 분향소 밖에서 안쪽을 잠시 들여다볼 뿐 결국 조문을 하지 못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팽목항 등대길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깃발 앞에서 담화를 발표,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도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pch8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