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16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표결을 앞두고 막판 표 단속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원내 지도부가 당 소속 의원들의 전원 표결 참여를 독려한 가운데 해외 출장 중이던 의원들이 모두 귀국했고, 출장이 예정됐던 의원들도 일정을 조정하도록 요청한 상태다.

현재로선 이 후보자 본인과 비리 혐의로 수감된 의원 2명을 제외한 소속 의원 155명이 이날 오후 본회의에 전원 참석해 표결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합의한 대로 이날 오후 본회의가 열릴 경우 임명동의안 표결을 위한 의사 정족수(148명)는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선 일단 본회의가 열리면 인준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속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야당이 표결에 참여하든, 참여하지 않든 잘 될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레 낙관했다.

낙관론의 배경은 무엇보다 '3연속 총리 후보 낙마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표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여당 내 이탈표가 관건으로 꼽힌다.

당론 투표가 아닌 자유 투표로 간다는 원칙이 세워진 만큼 의원들이 얼마나 찬성표를 던질지 섣불리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의 흐름에 민감한 일부 의원들이 이 후보자 인준을 반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때 여의도 정가에선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중진 의원 5명을 '반대파'로 지목한 명단마저 돌았다.

이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의(大義)와 소리(小利)가 충돌할 때는 군자(君子)는 대의를 택하고, 소인(小人)은 소리를 택한다"고 적었다.

연합뉴스 취재 결과 이 같은 명단은 뚜렷한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야 표 대결로 들어간 상황에서 뜻밖의 반대표에 부딪혀 인준안이 부결될 경우 여당이 받는 정치적 타격은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

이와 관련,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PBC 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 의원들도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엄중하고 나라가 어려운 상황인가에 대한 고민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총리 인준 표결 절차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국정 공백이 길게 이어져선 안 된다"며 "야당이 협조해 줄 것을 아주 간곡하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 참석을 거부한 채 여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하는 게 '안전한 방법'이긴 하다.

그러나 여당 단독 처리는 '반쪽 총리'라는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야당이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인준에 반대 의견이 있다면 표결을 통해 당당하게 표현하는 게 옳다"며 야당의 본회의 참석을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연정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