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지도부가 연말정산 논란과 관련,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사태의 본질을 두고 친박(親박근혜)계와 비(非)박계 간 상당한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문제는 여야가 합의해 245 대 6으로 통과시킨 만큼 국회 차원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입법의 신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호영 정책위원회 의장이 “올해 연말정산이 완료된 후 과도한 세 부담을 지게 된 부분에 대해 야당과 협의를 거쳐 법안을 개정해 이미 부과된 부분에 대해서도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하자 “올해부터 시정되도록 확답을 받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반면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세액공제 방식의 당위성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연말정산 제도 개편은 조세 제도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 국민을 위해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증세 논란에 대해서는 “세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므로 증세와 관련이 없다”며 “조정하다보니 세금이 좀 걷히게 됐고, 이렇게 걷힌 돈은 저소득층 지원에 쓰이는 자녀장려세와 고용 관련 장려세로 나간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부부처는 정책 홍보를 대충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이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하는 것을 늘리고 홍보전략을 대폭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김 대표가 다시 한 번 마이크를 잡았다. 김 대표는 “세율 관계는 너무나 복잡한 체계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은 이 최고위원이 말하는 그런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세금이 더 들어오는 것이 증세냐 아니냐를 떠나 더 내는 국민들은 증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이 최고위원은 증세가 아니라며 정부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갔으나 비박계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은 사실상의 증세나 다름없다고 반박하면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