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하루만에 발 뺐지만 꺼지지 않는 개헌론…'聯政' 발언 주목
중국에서 조기 개헌 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사진)가 하루 만인 17일 “저의 불찰이었다”며 수습에 나섰다.

3박4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김 대표는 이날 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고 계시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문제와 관련해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형태의 권력구조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이날 참석 대상도 아닌 당 공식회의에 나와 사과한 것은 자칫 자신의 발언이 최근 조기 개헌 논의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박 대통령에게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개헌은 또 다른 경제 블랙홀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집권 여당 대표가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등 구체적인 개헌 구상을 공개한 만큼 개헌 논의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김 대표가 “중립지대를 허용해 연정으로 가는 게 사회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언급한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여당 주자들의 지지율이 야권에 뒤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갤럽이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박원순 서울시장(새정치민주연합)이 19%로 가장 많이 꼽혔고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13%)과 김 대표(10%)가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은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8%),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6%),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6%), 안희정 충남도지사(2%),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1%) 순으로 조사됐다. 여당 의원들이 뚜렷하게 부각하지 않고 ‘고만고만’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의 연정 발언은 지역구도를 깨겠다는 뜻도 있지만 이 같은 대선 구도를 염두에 둔 차기 집권 플랜과 관련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