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9일 해양경찰청을 해체한다고 발표한 날, 해경 입사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홈페이지(www.kcg.go.kr)가 마비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진행 중인 해경 채용 일정도 전면 중단됐다.

해경 홈페이지는 이날 오전 거의 접속되지 않았다. ‘요청하신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문구만 떴다. 홈페이지는 오전 중 복구됐으나 오후에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해경 관계자는 “접속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빚어진 일”이라며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접속자 폭주는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해경을 검색하는 네티즌이 많았던 데다 해경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몰린 탓이다. 해경은 올 상반기 간부후보(경위) 13명을 비롯해 해기사 80명, 항공 40명, 전경 50명, 함정운용 50명, 잠수 55명 등 336명을 뽑는다는 계획에 따라 채용 전형을 진행 중이었다. 지난 3월22일 치러진 필기시험엔 총 2686명이 응시해 평균 8.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후 실기시험, 적성·체력평가, 서류전형, 면접시험 등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실기 및 면접시험이 이달 20일 이후로 연기됐다.

해경은 하지만 이날 또다시 남은 채용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20일 여수해양경찰연수원에서 예정됐던 함정운용·항공전탐 분야의 실기시험도 포함된다. 이미 최종합격해 연수 중인 간부후보 13명과 일반직 20명도 임용이 확정될지 불투명하다. 해경 관계자는 “향후 구체적인 조직 개편안이 나와야 채용건을 어떻게 진행할지 판단할 수 있다”며 “응시생에게는 문자메시지로 시험 일정의 무기한 연기 방침을 알렸다”고 말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