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교섭단체 대표 연설 "여야, 월례 민생회의 열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사진)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최근 자신이 제안한 박근혜 대통령과의 ‘기초선거 무공천’ 회담에 대한 박 대통령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안 대표는 “왜 대선 공약 폐기를 여당의 원내대표께서 대신 사과하시는가”라며 “충정인가 월권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는 결자해지(結者解之)가 맞다”며 “대통령께서 초당적 협조만 구하실 것이 아니라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께 현안을 포함해 회동을 제안 드렸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며 “회동의 형식은 구애받지 않겠다. 조만간 답을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민생’과 ‘새정치’를 주요 키워드로 삼았다. 여야가 매달 첫주 기업 노동자 자영업자 주부 등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월례 민생개혁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또 국가 복지제도를 재설계하기 위해 국회 정부 기업 노조 시민사회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국가대타협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했다. ‘새정치’ 구현을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면책·불체포 특권 개혁 △국회의원 징계 때 직무정지제 도입 △정당의 부정부패 지수 개발 및 국고보조금 연계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국가정보원 검찰 등 권력기관의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당내에 ‘국가 권력기관 개혁 특위’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최근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필요하다면 ‘여야 공동 대북특사단’을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안 대표의 ‘월권’ 발언이 나오는 순간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너나 잘해”라고 소리치면서 ‘막말’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안 대표는 연설 뒤 기자들과 만나 “언어는 사람의 품격”이라며 “도중에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