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기록 등 세부 열람은 없다" 해명...조회목적 해명 부족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속 한모 과장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의 개인정보를 찾아봤다는 의혹과 관련, 공단은 "임씨의 기본 정보만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건강보험공단은 24일 관련 보도의 진위를 자체 조사한 결과, "임 씨의 진료내역을 조회한 접속(로그인) 기록은 없고 가입여부 등 단순 정보를 확인한 기록만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 모 과장이 지난해 보건복지부 파견 당시 건보 가입자 자격 조회 화면에 접속해 임씨의 기본 정보를 찾아본 사실은 확인됐지만, 언론 보도와 달리 진료기록 등 세부 내역까지 열람한 흔적은 전혀 없다는 게 공단측 주장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것이라도 가입자 개인 정보에 어떤 목적으로 접근했는지에 대한 뚜렷한 설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단의 자격조회 첫 화면에서 건강보험 가입자의 주민등록 번호를 입력하면 건강보험 자격 유무, 건강보험증 번호, 사업장명(직장가입자의 경우), 소득월액 등 가입자의 기본 사항을 우선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의 건강보험 가입 상태 등을 묻는 민원 처리를 위해 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의 상당 수는 공인인증서 등을 통해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이 화면에 접속할 수 있다.

이 첫 화면에서 열람자는 곧바로 가입자 세대(가구)원, 전화번호, 건강보험료 납부 등과 관련된 부가 정보를 추가로 불러올 수도 있다.

공단 관계자는 "로그인 기록을 분석한 결과, 해당 직원이 임 씨의 자격조회 첫 화면만 열어봤을 뿐, 그 다음 단계의 추가 열람조차 없었다"며 "더구나 진료 내역의 경우 이 직원에게 접근 권한 자체가 없어 로그인이 아예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가입자 본인의 요청 등에 따라 이용 의료기관·질환명·진료비 등 보다 개인적 정보가 담긴 '진료내역'을 확인하려면, 공단 안에서도 해당 데이터를 관리하는 부서의 소수만, 그것도 2~3중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조회가 가능하다는 게 공단측의 설명이다.

임씨 정보에 접근한 당사자인 한 모 과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진료내역 확인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료내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한 건강보험 가입정보라고 해도, 분명히 민원 요청 등에 따라 열람이 이뤄져야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별다른 공적 목적 없이 조회가 이뤄졌다면, 공단 내부 규정 위반이자 불법이다.

따라서 공단 직원의 임 씨 정보 확인의 목적이 중요한데, 한 모 과장은 왜 자격조회 화면에 접속했었는지, 누구로부터 민원을 받았는지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복지부 파견 근무를 마치고 현재 공단에서 근무중이다.

만약 이번 조회가 법적으로 보장된 업무상 조회가 아닐 경우, 고질적인 공단의 개인정보 관리 '불감증'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지난해 공단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제출한 '개인정보 무단열람 및 유출 징계현황' 자료를 보면, 2012년 공단 직원 4명이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열람해 정직·감봉 등의 징계를 받았고, 2013년 역시 4명 이상이 같은 이유로 정직됐다.

이들은 자녀의 담임교사와 그 가족의 개인정보, 자녀가 교제하는 상대자와 그 가족의 정보 등을 동의없이 찾아보거나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친구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했다.

사회복지사 친구에게 장애등급 판정 정보를 임의로 알려준 경우도 있었다.

공단은 앞서 2010년 국감에서도 공단 내부 직원들이 2008년부터 2010년 6월까지 3년 반동안 가입자 2만3천468명의 개인정보를 허락없이 유출·열람한 것으로 드러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2만3천468명 가운데 개인정보가 아예 외부로 나간 사례가 225명, 업무목적 외 무단 열람된 사례가 2만3천243명에 달했다.

해당 기간 하루 평균 26명의 건강보험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당사자 몰래 맘대로 다뤄졌다는 얘기이다.

최근 공단의 직원 개인정보 불법유출·무단접속 자체 적발 건수는 ▲ 2008년 16명 ▲ 2009년 19명 ▲ 2010년 13명 ▲ 2011년 9명 ▲ 2012년 4명 등으로 다소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어 더 강한 내부 교육과 보안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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