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지난 20일 대통령 주재로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여는 등 규제 혁파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주식시장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21일 규제 완화 내용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수혜주를 거론하기엔 시기상조지만, 침체일로인 증시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청와대는 전날 민간 분야 참석자 60여명과 정부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이 주재하는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외국인들의 한국 쇼핑몰 이용을 방해하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가 철폐돼야 할 대표적인 규제 사례로 꼽혔다.

박 대통령이 최근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까지 언급하며 직접 문제를 꺼내 든 만큼 관계 부처가 발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점쳐진다.

관련 규제가 풀리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쇼핑몰 업체 중 외국인을 상대로 온라인이나 모바일 쇼핑몰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당장 사업 성장에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신 앞으로 규제가 풀리고 결재의 불편함이 해소되면 '해외 역직구'를 노리는 업체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건축 규제로 공장 건설에 애를 먹었던 제조업체들도 한숨을 돌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의 송재희 공동단장은 이날 회의에서 "공장 부지가 산업단지와 택지지구에 함께 속한 경우에도 공장 건축을 허용하기로 해당 기관과 협의했다"고 보고했다.

경기도 화성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증설하려는 삼성전자가 건축허가를 받지 못한 것이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규제가 풀리면 약 7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규제 대상으로만 여겨져 온 게임 부문에서도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도입된 '셧다운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업계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어떤 업종이든 규제가 완화되면 호재이겠지만 특히 게임은 기본적으로 규제산업이다 보니 그 정도가 더 크다"며 "셧다운제가 완화되면 게임업체들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게임 규제와 관련해선 청소년 보호 업무를 관장하는 여성가족부와 게임산업 진흥을 도모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의 향배는 두고 봐야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규제 완화안이 정부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는 만큼 증권가의 '규제완화 수혜주' 발굴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당장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은 없겠지만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이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주식시장 내부에서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규제 완화라는 정책 방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y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