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기준 총재산 14억3천만원…'무난한 통과' 관측 다수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내정한 이주열(62) 전 한국은행 부총재는 한은 총재 가운데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무대에 서게 된다.

한은 총재는 그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지난 2012년 한국은행법 개정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됐다.

물론 국무총리 등과 달리 국회 인준이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청문회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 공개검증 절차를 거친다는 점에서 이번부터는 한은 총재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정책적 소신과 입장이 중시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4년 임기의 이 후보자의 경우, 박근혜정부 남은 임기를 거의 같이 하면서 경제·금융정책의 한 축을 맡는다는 점에서 경제계는 물론 여야 정치권도 이번 인사에 주목하고 있다.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이 후보자는 해외조사실장·조사국장·정책기획국장을 거쳐 2007년 부총재보, 2009∼2012년 부총재를 역임한 통화정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한은 내부에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에 여야 정치권은 이 내정자를 대체로 한은 업무에 밝고 전문성을 갖춘 '무난한 인사'로 평하고 있다.

도덕성이나 재산도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2012년 한은 부총재 시절 공개한 재산변동 내용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총재산은 14억3천571만3천원으로 전년도보다 줄었다.

재산 내용을 보면 본인 소유 아파트 한 채와 배우자, 장녀 소유 예금 8억7천629만3천원 등이었으며 부동산투기 등 이른바 재테크를 통한 자산 구성은 없었다.

이런 점 등으로 청문회를 하더라도 정통 '한은맨'인 이 후보자는 여러 면에서 무난한 통과의례의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청문회를 실시할 국회 기획재정위는 조만간 청문 일정을 확정하고 신속하게 청문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국회는 정부로부터 인사청문 요청안이 넘어오면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여야는 한은 총재로서의 능력과 자질, 전문성, 도덕성 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통화정책 방향, 한은의 독립성과 중립성, 정부와 한은간 정책 공조 등에 대한 이 후보자의 견해에 대해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위 소속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은 "지금은 정부와 한은 간의 정책공조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부와 한은 간의 통화정책 공조가 잘 이뤄질지, 또 대외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소통이 잘 이뤄질지 등을 점검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위 민주당 간사인 민주당 김현미 의원은 "서민경제가 어려운데 어떻게 돌파할지, 가계부채 문제는 어떻게 대처할지를 물어볼 것"이라며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 우선 순위를 둔 한은 총재인지를 점검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연정 기자 hysup@yna.co.kr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