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 포럼] 류길재 장관 "남북 정치·군사적 긴장, 경협만으론 완화 안돼"
“과거처럼 이익만을 추구하며 경협을 벌이다간 장기적으로 돈을 벌 수 없고, 통일도 얘기할 수 없게 된다.”(류길재 통일부 장관·사진)

“경제학자와 기업인들은 남북경협으로 북한의 틈새를 넓힐 수 있다고 본다.”(이상만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지정토론 시간에서 남북경협을 놓고 류길재 장관과 패널들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류 장관은 “남북 간의 ‘질서 있는 교류협력’이 최우선 원칙이 돼야 한다”며 “사업 성과를 부풀리는 등 과거 일부 기업인들처럼 원칙 없이 경협을 하다간 남북 간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북한 경제 전문가인 이상만 교수는 “경제 교류를 하면서 북한이 점차 진정성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던진 ‘통일은 대박’이라는 화두는 실용적인 젊은이들에게 통일도 장사가 된다는 점을 각인시켰다”며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남북 간 교역을 전면 금지한 5·24 대북 제재조치에 일부 예외 규정을 둬야 하고, 이산가족과 금강산 관광 문제 분리를 완화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은 “평화적 분단 관리도 대북정책의 현실적 목표인 만큼 경협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북한 사정이 국민을 먹이지 못할 만큼 열악하다는 것은 우리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통일 후의 통합과 남북 간 격차 축소를 위해선 경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 장관은 “남북경협을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남북관계의 기본 속성은 정치와 군사적 긴장”이라며 “경협이 잘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겠지만 경협만으로 긴장이 완화될 것이란 생각은 단선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