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인도 뉴델리의 한 호텔에서 한국과 인도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제협력포럼 오찬 간담회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인도 뉴델리의 한 호텔에서 한국과 인도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제협력포럼 오찬 간담회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인도의 대표적인 기업인들을 만나 한국 투자를 요청하는 등 ‘세일즈외교’에 주력했다. 두 나라 기업인들이 참석한 한·인도 경제협력포럼에서의 기조연설과 양국 정보통신기술(ICT) 비즈니스 간담회 참석, 인도 최대 자동차회사인 마힌드라그룹 회장 면담 등 경제 관련 행보를 이어갔다.

○창조경제 협력 3대 방안 제시

뉴델리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경제협력포럼 오찬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한 기업인 62명을 비롯해 양국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창조경제 협력 △중소기업으로 협력범위 확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등 3대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협력과 관련, “인도의 콘텐츠 소프트웨어 강점과 한국의 하드웨어 상용화 역량이 융합되면 새로운 시너지가 창출돼 양국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기업 위주의 협력관계도 중소기업과 인프라 분야로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 16일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CEPA 개선을 언급하며 양국 기업인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자물쇠는 해머로 열리지 않는다. 자물쇠에 맞는 열쇠라야 열린다’는 명언을 인용하면서 “두 나라가 서로에게 꼭 맞는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열린 한·인도 ICT 기업인 비즈니스 간담회에는 양국 관련 분야 기업인들이 참석,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상생협력센터’ 설치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ICT 신기술이 산업 간 융복합을 촉진하고 무한한 일자리와 시장 창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양국의 강점을 융합해 창조경제 국제협력 모델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마힌드라 “쌍용차 미국 진출 협의”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쌍용차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 입장을 밝히며 마힌드라그룹의 한국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마힌드라그룹은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자동차 업체로, 인도 기업 가운데 한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박 대통령은 “마힌드라그룹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쌍용차를 인수해 정상기업으로 회생시킨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을 거점으로 동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의 신제품 및 고효율 엔진 기술개발과 고용 증대를 위해 향후 4년간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쌍용차를 마힌드라그룹의 글로벌 전략 기지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힌드라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한국 브랜드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현재 쌍용차의 미국 진출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마힌드라그룹은 자동차뿐 아니라 농기계 IT 리조트 등 10개 사업 분야에서도 한국 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쌍용차 관련 소비자 금융시장 진출을 위해 우리은행과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쌍용차 관계자는 “경영이 정상화된 쌍용차는 수익 창출 능력이 충분한 만큼 신차 개발 등에 필요한 1조원을 직접 조달할 것”이라며 “쌍용차의 투자 여력이 부족하거나 추가 투자가 필요하면 마힌드라 측에서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뉴델리=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