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뽑히는 인물에도 주목…김정은 체제 핵심세력 될 듯

북한에서 오는 3월 9일 실시되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어느 정도의 인적 쇄신이 이뤄질 지가 관심사다.

북한의 입법기구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우리의 국회의원격으로 노동당과 군, 내각의 고위 인사들은 대부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겸직하고 있다.

따라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 여부는 고위 인사들이 현직을 유지하는지를 파악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어 왔다.

특히 이번 선거는 작년 12월 장성택의 숙청 이후 치러진다는 점에서 장성택 계열 인사들의 물갈이 작업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동안 장성택과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진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은 이번 숙청에도 현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성택 숙청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 속에서 김정은 체제가 정치적 안정을 위해 후속 숙청작업을 미뤘을 수 있어 이번 선거를 통해 대대적인 '장성택 물빼기'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의원에서 탈락하는 고위 인사들은 장성택과 연관성이 이유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다면 앞으로 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이번에 새롭게 대의원에 진출하는 인물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680여명으로 구성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고위직으로 가는 징검다리라는 점에서 새 대의원들은 앞으로 김정은 체제를 이끌어가는 핵심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제13기 1차 최고인민회의가 열려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에 대한 후속 인선작업도 이뤄진다.

사실 그동안 김정은 체제는 김정일 시대를 이끌어온 인물들이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었던 만큼 이번 선거를 통해 앞으로 김정은 시대를 본격적으로 주도할 인물들의 충원이 예상된다.

특히 이들은 장성택의 숙청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김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신실세 그룹의 천거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북한의 새로운 권력체계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김정은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릴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1998년 최고인민회의 제10기 대의원 선거와 이어진 제10기 1차회의에서 국방위원장에 재추대돼 '김정일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이번 대의원 선거에서 빠지는 인물보다는 새롭게 진입하는 인물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이 앞으로 김정은 체제를 핵심적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헌법에 명시된 임기 5년 규정에 따라 2009년 3월 이후 5년 만에 치러지는 것으로 장성택 숙청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정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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