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기 추모대회·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보도' 없어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인 17일 오전 8시부터 방송을 시작해 첫 순서로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 대한 영상물을 내보냈다.

중앙TV는 작년 김정일 1주기에도 오전 8시부터 방송을 시작해 9시부터는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수산태양궁전 개관식을 생중계했다.

북한 매체를 통해 본 김 위원장 2주기 추모 분위기는 1주기 때와 형식은 비슷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2월 17일 1면에 김정일 위원장의 '태양상'(환히 웃는 모습의 초상화)과 함께 '위대한 김정일 동지는 백두산 대국의 영원한 태양이시다'란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노동신문은 올해도 1면에 작년과 똑같은 사진을 싣고 '위대한 김정일 동지는 우리 인민의 영원한 태양이시다'란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김정일 추모기사와 사진 등이 노동신문에 게재되기 시작한 날짜나 추모 행사가 시작된 시기도 비슷했다.

북한은 올해 12월 1일부터 노동신문 2면에 김정일 위원장 사진과 추모기사를 실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지난해에는 12월 2일부터 김 위원장 추모기사와 사진을 게재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열린 중앙미술전시회와 직업총동맹·농업근로자동맹·여성동맹 결의모임 등을 시작으로 김 위원장 추모행사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해에는 12월 11일 열린 직업총동맹 결의모임을 시작으로 추모행사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는 지난해보다 비교적 차분해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하고 나서 '김정일 유훈'을 관철했다며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김정일 1주기를 맞이했다.

김정일 1주기 전날에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중앙추모대회를 열었으며 당일에는 오전 9시 금수산태양궁전 개관식을 성대히 개최하고 이어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군인들의 결의대회를 열었다.

하지만 올해는 17일 오전 10시까지 추모대회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와 관련된 북한 매체의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16일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군인들의 결의대회를 열고 최룡해 총정치국장 혼자 맹세문을 낭독했다.

지난해 군인 결의대회에서 1군단·2군단·5군단·11군단 등 일선 군단장들의 충성 맹세가 이어졌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차분한' 분위기는 장성택 처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2주기를 앞두고 김정은 유일 지배체제의 '걸림돌'이었던 장성택을 전격 제거한 북한은 주민들이 김 제1위원장에게 더욱 충성하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부친의 만 삼년상까지 치렀던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2년 만에 사실상 '탈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yoon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