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삼지연 시찰 수행자 '포스트 장성택' 실세로 부상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난달 말 양강도 삼지연군 시찰이 주목받고 있다. 백두산은 북한이 ‘백두혈통의 시작’으로 성역화한 지역인데다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숙청을 전후한 때 찾았다는 점에서다.

특히 삼지연군 시찰에 동행한 인물들이 ‘포스트 장성택’ 시대를 맡을 실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신문은 11일 ‘길이 빛나라 삼지연의 강행군길이여’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그리움의 12월을 앞두고 백두산이 지척에 바라보이는 삼지연군을 찾으신 소식은 지금도 온 나라를 끝없이 격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조선혁명이 연대를 이어가며 순결하게 고수하는 이 줄기찬 피줄기, 주체의 혈통이야말로 강성국가 건설에 활력을 부어주는 삶과 투쟁의 원줄기이며 김일성 민족, 김정일 조선의 더없이 귀중한 교범”이라고 했다. 김정은만이 진정한 ‘백두혈통’으로, 장성택은 정통성을 갖지 못한 ‘곁가지’에 불과함을 강조한 것이다.

신문은 또 이 방문이 “조선혁명의 행군길을 이어가려는 철의 신념의 분출이었으며 혁명의 배신자들에게 내리는 무서운 철추였다”고 소개했다. 이 방문에서 장성택의 숙청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김정은의 이번 백두산 지역 방문에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양건 당 비서·통일전선부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박태성 중앙위 부부장, 황병서 조직지도부 부부장, 김병호 선전선동부 부부장, 홍영칠 기계공업부 부부장(추정), 마원춘 당 중앙위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김원홍 보위부장은 장성택 숙청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양건 비서는 장성택의 주요 측근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날 방문에 동행했다는 점에서 숙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황병서, 박태성, 마원춘은 김정은 체제 들어 활동이 활발해진 신진세력으로 올해 각각 49회, 46회, 50회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수행했다. 삼지연 인근의 제991군부대 방문에는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영철 육군대장, 황병서 당 부부장이 수행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