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치 파국으로 몰고가"…본회의 처리 저지방안 고심

새누리당이 28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야당의 반대 속에 단독으로 채택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강행 처리키로 하고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서병수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의 채택 안건을 의결했다.

특위 위원 13명 가운데 과반인 7명이 새누리당 소속이어서 단독 처리가 가능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해야 황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채택할수 있다고 맞서온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전체회의에 전원 불참했다.

민주당측 간사인 김영주 의원은 표결 직전 잠시 회의장에 들러 서 위원장에게 여당의 회의 단독소집과 보고서 단독채택 방침에 항의했다.

앞서 특위는 지난 11~12일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데 이어 14일 청문보고서 채택을 시도했으나, 민주당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청문보고서는 황 후보자에 대해 "부동산 투기 등과 관계없는 주민등록법 위반 외에는 다른 사안들에 대해 명백하게 위법·비리라고 밝혀진 사실이 없어 의혹 제기 수준에 불과하다"며 "재산 형성 등 도덕성과 청렴성 측면에서도 특별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해 감사원장 직무수행에 '적격' 결론을 냈다.

청문보고서의 채택으로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일단 본회의에 부의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새누리당은 국회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동의안이 본회의에 부의된 만큼 국회의장이 언제든 이를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범위를 천재지변, 국가비상사태 등으로 엄격히 축소시킨 개정 국회법(국회선진화법)의 적용에서 임명동의안도 예외가 될수 없으므로 임명동의안도 여야 합의 없이 국회의장이 상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후보자 인준안을 더 지체하는 것은 나라와 국민께 누가 되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더는 미룰 수 없다"며 단독 처리 방침을 시사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국회의장께서도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결단을 내려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말씀드린다"며 본회의에 임명동의안을 상정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여당의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 방침에 대해 "한국정치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단독처리는 여야 합의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고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회선진화법에서 물리력을 동원한 의안처리 저지 행위를 실형으로 엄벌하고 있는 만큼, 여당이 임명동의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이를 저지할 효과적 방법이 없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강 의장이 임명동의안을 상정할 경우 '불법 직권상정'이 된다는 주장을 부각하는 한편, 만약 표결이 진행된다면 소속 의원 전원이 퇴장하거나 의원 각자가 투표를 장시간에 걸쳐 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이귀원 임형섭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