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사퇴 의사를 분명히 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계동 복지부 청사로 출근하지 않았다.

진 장관은 앞서 29일 장관실 직원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거듭 사의를 밝힌터라 이날 업무 복귀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혹시나' 기대했던 복지부 공무원들은 다소 실망하는 모습이다.

이른 아침부터 복지부 로비에서 진 장관을 기다렸던 취재진도 현재 대부분 철수한 상태이다.

복지부 직원들은 특히 청와대가 이날 아침 진 장관의 사표제출 등에 따른 '개각설'과 관련, "분명하게 개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진 장관의 사표 수리 시기에 대해서도 촉각을 세우기도 했다.

복지부가 배포한 이번 주(9월30일~10월5일) 장·차관 일정표에도 장관란은 깨끗하게 비어있다.

당장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는 당초 예정과 달리 장관 대신 이영찬 차관이 참석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일찍 청사로 출근해 이태한 보건의료정책실장 등 기초연금 관련 실무자들과 함께 상임위 준비를 마친 뒤 국회로 떠났다.

이날 회의는 정부가 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정부안을 최종 확정한뒤 처음 열리는 회의여서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다음 달 1일 예정된 국무회의와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도 역시 이 차관이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상 결근 중인 장관에 대한 인사 처리 방법도 복지부로서는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복지부 인사과 관계자는 "총리실, 안전행정부 등과 실무적으로 연가 등 여러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처리 방식이 결정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안행부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 대해 "규정상 장관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진 장관은 국무총리에게 결재를 받아 연가를 낼 수 있다"며 "하지만 만약 법정 연가 일수가 소진될 경우 무단 결근으로 처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행부에 따르면 최근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도 지난 28일 청와대가 사표를 수리할 때까지 휴가를 내고 연가 처리됐다.

그러나 만약 계속 장관은 출근하지 않고, 사표 수리까지 시간도 길어져 무단 결근에 해당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장관은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무단결근에 따른 징계대상이 아니라는게 안행부의 설명이다.

물론 정무직이 아닌 경우는 무단 결근시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결근 일수에따라 중징계까지 받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율 기자 shk999@yna.co.kr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