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사태

朴 "채 총장 감찰, 진실밝히는 차원서 잘한 일"
金 "잘한 일이라면 평검사들 왜 술렁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러시아·베트남 순방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국회 사랑재를 찾아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병석 국회부의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박 대통령, 강창희 국회의장, 김한길 민주당 대표, 박병석 국회부의장,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러시아·베트남 순방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국회 사랑재를 찾아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병석 국회부의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박 대통령, 강창희 국회의장, 김한길 민주당 대표, 박병석 국회부의장,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간 3자 회담에서는 최근 가장 민감한 현안으로 등장한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파문을 놓고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의제 조율 없이 즉석 회담을 가진 데다 민주당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는 만큼 양측 간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김 대표는 “국정원 대선 개입 혐의를 밝히기 위해 기소한 검찰총장을 무리수를 두면서 사퇴시킨 것은 진실을 가리려는 의도가 아닐까 국민들은 걱정하고 있다”며 “국민적 우려에 대해 대통령께서 오늘 분명한 입장 표명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채 총장의 사퇴 파문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박 대통령에게 요구한 것이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이 사찰 당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정보정치, 사찰정치로 수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검찰 무력화 시도는 또 하나의 국기문란”이라고 규정하고 “청와대가 언론에 밝힌 대로 대통령의 재가나 지시가 없었다면 (검찰 지휘라인인)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채 총장 건은) 검찰의 위신이 달린 문제로 위상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채 총장 사건이 터진 후 국가나 사회가 난리가 난 상황이고 모든 여론이 채 총장의 의혹에 집중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 채 총장이 스스로 의혹을 해명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일이 더 커진 것”이라며 “사정기관 수장은 더더욱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사표를 낼 것이 아니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고 협력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 평검사와 간부들이 술렁이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고 다시 묻자 박 대통령은 “검찰총장은 워낙 중요한 자리인 만큼 의혹이 제기되면 방치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 부분을 박 대통령이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대표가 “신문에 실리긴 했지만 소문 수준인데 초유의 사찰을 하고 감찰을 하는 일이 정상인가”라고 지적하자 박 대통령은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떡값 의혹이 있을 때도 감찰받지 않았느냐. 지금까지 혼외자식 문제로 난리가 난 적이 없는데 당연히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무장관의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은 진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잘한 일”이라며 “청와대가 채 총장의 사퇴를 압박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일은 없고, 채 총장 흔들기의 배후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없는 정치공세로 이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오히려 권력기관 비리가 불거지면 야당이 먼저 나서 진실 규명을 하자고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렇다 할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고 여상규 새누리당 대표 비서실장은 전했다. 채 총장에 대한 불법 사찰이란 김 대표의 지적에 대해서도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 적법한 절차에 의한 특별 감찰의 일환”이라고 맞받았다.

김 대표는 “채 총장이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사퇴를 시키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그래서 사표를 안 받은 것이고 진상 조사가 끝날 때까지 사표 수리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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