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19일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15일 새벽 서울경찰청에서 수서서 지능팀에 전화를 해서 '키워드를 줄여달라'는 요구를 했다며 "키워드 축소는 곧 수사축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의혹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권 전 과장은 이날 국회 국정원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권 전 과장은 "그래서 당시 직원에게 '과장이 퇴근하고 없다. 결재를 받을 수 없다' 이런 핑계를 대서라도 키워드 축소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키워드를 4개로 줄여서 공문을 발송했죠. 강압이었다고 했어요, 맞죠"'라고 묻자 권 전 과장은 "그렇다"며 "수서서 수사팀은 범죄사실 관련성 있는 부분에서, 해당 증거에서 수사 단서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권 전 과장은 또 12월 16일 서울경찰청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당일 오후 11시 서울청으로부터 보도자료를 받고서야 알았다며 "수사팀에서 증거분석 결과를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간수사를 발표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 전 과장은 "16일 오후 이뤄진 3차례 회의를 통해서 서울청에서 분석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나오면 보도자료 배포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만 해도 수서경찰서팀은 증거 자료에 대한 검토와 판단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서장을 통해 서울청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청의 증거분석결과서도 16일 오후 11시에 보도자료를 보고난 직후에 A4용지 2장짜리로 된 것을 봤다"며 "그 내용을 봐서는 서울청에서 증거 분석을 해서 어떤 부분을 판단했고, 어떤 내용 갖고 혐의가 있다, 없다를 얘기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이디 40개라고 했지만 그게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