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독자 세력화를 본격 모색하고 나선 가운데 이른바 '안철수 현상'의 정치적 파장을 따져보는 토론회가 3일 열렸다.

공익법인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이사장 한상진)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안철수 현상과 민주당의 미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안철수현상'이 대두된 배경과 향후 정치권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했다.

참석자들은 토론회에 앞서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민주당과 안 의원측간 야권 주도권 경쟁에 주목하면서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가 성공할 수 있을지와 제1 야당인 민주당의 장래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안 의원 측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내일'의 최장집 이사장은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들의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다"며 "기존의 정당은 이들 소외 세력들의 소리를 대표하지도, 대변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최근 '안철수 신당은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던 것을 보충 설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 대선 때 안 의원의 국정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는 토론문에서 "안철수현상의 주체는 개혁적인 중산층과, 경제에 대해서는 진보적이고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중도개혁층"이라며 "노동중심 진보신당론은 중도 세력을 소외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현상'이 궁극적으로 정치권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천정배 전 의원은 10월 재·보선에서 민주당과 안 의원측간 경쟁이 불가피함을 언급한 뒤 "단기간에 국민을 감동시킬 획기적 조치를 하고 재·보선에서 성과를 낸다면 민주당은 분명히 부활할 것"이라며 "안철수현상의 수혜자가 궁극적으로 민주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남국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존의 정치엘리트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열망을 안철수가 담고 있다면 안철수의 등장은 환영할 일"이라면서 "민주당 대표가 말한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을 도와주는 격이라는 발언에 공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유권자층이 안철수 현상을 이끄는 것인가, 아니면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과 대안 갈구가 안철수 현상의 추동력인가"라고 반문한 뒤 "전자라면 새로운 정당의 사회적 기반도 단단할 것이다.

후자라면 민주당이 환골탈태하는 정도에 따라, 또 안철수 정치인 개인의 부침에 따라, 가변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